추신수 "상상할 수 없었던 슬럼프…많은 사람이 믿어줬다"

4월에는 어딘가 고장이 난 듯 제자리만 맴돌던 '추추 트레인'이 5월 들어 무서운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올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펼친 추신수는 올해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긴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4월 16경기에서 단 5개의 안타만 치고 타율 0.096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었던 추신수는 5월 들어 0.373(59타수 22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추신수가 4월에 부진을 거듭할 때만 해도 "추신수와의 장기계약은 앞으로 몇 년간 레인저스의 목을 누르는 올가미가 될 것"(댈러스 모닝 뉴스)이라고 비난하고 "추신수의 남은 연봉은 1억 1천600만 달러에 이른다"(ESPN)며 한숨을 지었던 현지 언론도 추신수의 완전히 달라진 모습에 찬사로 돌변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추신수가 5월 들어 타석에서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있다"며 "추신수는 5월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면서 0.096까지 추락했던 타율을 어느새 0.243까지 끌어올렸다"고 소개했다.

AP통신도 오는 16일부터 펼쳐지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프리뷰 기사에서 주목할 선수로 타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추신수를 꼽았다.

AP통신은 "추신수는 현재 14경기 연속 안타에다 5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쳐내고 있다"며 "다만 추신수는 전 소속팀인 클리블랜드와의 지난 6경기에서 25타수 1안타에 그쳤다"고 짚었다.

텍사스 지역 신문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은 "추신수는 4월에 생애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고, 며칠간은 벤치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5월 들어서는 4월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뜨거운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에서 2013시즌을 마치고 텍사스와 계약했다. 추신수는 텍사스가 원하는 톱타자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했다.

텍사스와 계약할 당시만 해도 추신수는 통산 타율 0.288, 출루율 0.389, 장타율 0.465에 104홈런, 105도루의 기록이 말해주듯 정교함과 장타력, 주루, 수비, 송구 등 다양한 재능을 갖춘 만능선수로 불렸다.

그러나 계약 첫해 추신수는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제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율 0.242, 출루율 0.340, 장타율 0.374로 추신수의 커리어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올 시즌 초반은 더욱 심각했다. 추신수는 첫 12경기에서 타율 0.128로 부진하며 우려를 자아내더니 4월 말에는 타율이 0.096까지 추락하며 팀 성적 부진의 원흉으로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텍사스 구단은 추신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추신수의 통산 성적이 그의 능력을 증명해주기 때문이었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매 시즌 20홈런-20도루가 가능한 추신수의 능력을 믿었고, 추신수는 5월 들어 화끈하게 보답하고 있다.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은 "내 인생에서 이 정도의 슬럼프가 찾아올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에는 바뀔 것이라는 것을 믿었다. 많은 이들의 나를 믿어주고 신뢰해줬다"는 추신수의 말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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