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과연 악몽 같았던 2014시즌을 딛고 텍사스 레인저스가 바라고, 자신이 원하며, 국내 팬들이 행복해 했던 2010·2013시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백투더 2014'냐, `백투더 2010·2013'이냐를 알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제공됐다. 바로 추신수가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지난 7년간의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상관관계다.

추신수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시범경기에서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것을 끝으로 2015시즌의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제 추신수는 오는 7일 열리는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2015시즌의 대장정에 오른다.

시범경기 성적(44타수 9안타 타율 0.205 출루율 0.271 장타율 0.295)은 실망스러웠다. 그렇다면 추신수의 올 시즌도 밝지만은 않을 것일까.

추신수가 본격적인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 시즌을 시작한 것은 2009년이었다. 그해 추신수의 시범경기 성적은 부진했다. 고작 7경기에 나와 24타수 5안타, 2할8리에 그쳤다. 왜 추신수는 고작 7경기밖에 나오지 못했을까. 바로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때문이었다. 추신수는 이 대회에서 한국의 준우승에 크게 기여했지만 정작 자신은 시범경기의 대부분에 출전하지 못했다.

2009시즌 시범경기 부진에도 추신수는 그해 아시아 선수 최초의 `20홈런-20도루'의 금자탑을 세웠고 타율 역시 딱 3할을 기록했다. 비록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더라도 추신수는 정규시즌에서 제 역할을 해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큰 상관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2010시즌부터였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성적이 상당히 일치했다.

추신수의 전성기로 여겨지는 2010시즌과 2013시즌의 시범경기 성적을 보자. 추신수는 시범경기부터 무려 타율 3할 4푼이 넘는 폭주를 보여줬고, 정규시즌에서는 `20-20클럽'에 가입하며 출루율도 4할을 넘기는 맹활약을 했다.

반면 추신수 본인조차 악몽으로 기억하는 지난해 시범경기에는 타율이 1할대에 그치며 무너졌다. 그러니 자연스레 시즌 성적마저 커리어 로우(Career Low)를 기록하고 말았다. 123경기에 출전해 455타수 11안타, 타율 2할4푼2리에 머물면서 홈런도 13개에 그쳤다.

물론 2011시즌이 상관관계에 특이점으로 보일 수 있다. 2011시즌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의 맹타에 3홈런 4도루까지 기록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313타수 81안타, 타율 2할5푼9리에 홈런 8개를 기록, 2014시즌 못지않은 부진한 성적을 거뒀으니 말이다.

그러나 2011시즌의 팬그래프 WAR(대체선수이상의 승리기여도)은 그래도 1.5나 된다. 즉, 85경기 출전에 그쳤으면서도 수비, 주루에서 부진한 타격 성적을 보완하는 활약을 했던 것. 그러나 2014시즌의 WAR은 0.1에 그친다. 2011시즌과 성적은 별 차이가 없으면서도 수비와 주루에서 확연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 탓에 이 같은 큰 차이가 있다.

모든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 잘했다고 정규시즌에서도 잘하는 법은 없다. 그러나 추신수는 적은 표본에서 나온 통계만을 놓고 봤을 때는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상관관계가 어느정도 존재한다.

이 같은 결과만 보면 44타수 9안타, 타율 2할5리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시범경기를 마친 추신수의 올시즌 전망은 밝아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이 같은 상관관계를 드러내는 통계도 고작 5시즌이라는 적은 표본으로 산출해낸 결과에 불과하다.

또한 2009시즌의 통계 불일치(시범경기 타율 0.208 1홈런-1도루, 정규시즌 타율 0.300 20홈런-21도루)라는 사례는 물론 지난 시즌 종료 직후 그동안 문제시됐던 왼쪽 팔꿈치와 왼쪽 발목 수술을 받았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추신수는 2011시즌 공에 맞아 손가락을 다친 이후로 큰 수술을 받은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큰 수술 후 곧바로 시즌을 맞은 적이 없던 추신수의 사례는 다른 결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통계는 추신수의 안개 낀 미래를 전망한다. 그러나 추신수는 이미 악몽 같았던 2014시즌 이후 국내에 들어오지도 않고 엄청난 훈련으로 부활을 꿈꿔왔다. 과연 그동안의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상관관계를 이겨내고 추신수는 2015시즌 '돈값'하는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제 그 해답이 곧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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