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이학주(탬파베이)와 하재훈(시카고 컵스·이상 25)은 현재 미국 무대를 노크한 고교 출신 선수 가운데 메이저리그에 가장 근접해 있다. 이들 이후에도 몇몇 어린 선수들이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넜지만 아직 성과를 내고 있는 선수는 전무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초고교급 내야수’ 한 명이 ‘빅리거’의 꿈을 안고 미국 진출 소식을 알렸다. 박효준(19)이 그 주인공이다. 야탑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효준은 지난해 7월, 월드시리즈 27회 우승에 빛나는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와 계약금 116만 달러의 조건에 합의하고 '빅리거' 도전의 시작을 알렸다.

양키스는 박효준을 유격수로 생각하고, 지난 시즌 은퇴한 ‘전설’ 데릭 지터의 후계자로 볼 정도로 큰 기대를 갖고 있다. 또한 박효준을 ‘5툴 플레이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MLB.com에서 선정한 메이저리그 해외 유망주 랭킹에서 13위에 오르는 등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박효준의 미국행은 여러모로 이학주가 진출했을 당시와 닮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학주와 같은 포지션인 유격수로 미국행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박효준과 이학주는 비교대상에 오르고 있다.

이학주도 박효준의 미국 진출 소식을 익히 알고 있었다. 이학주는 “만나보진 못했고 같은 유격수로 간 것이니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 후배에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터득한 마이너리그에서의 생존 방법을 풀어놓았다. 이학주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먼저 다가가기’였다. 이학주는 “언어를 먼저 습득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코치들과 의사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다. 수비 연습을 위해 펑고를 쳐달라고 하거나 타격 연습을 위해 배팅볼을 던져달라고 코치들에 많이 말을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미국 코치들은 공식 연습때 말고 코치들에 먼저 다가가고 먼저 해달라고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먼저 하려는 자세를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말하며 마이너리그의 훈련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또한 “코치들에 먼저 다가가는 것을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나에게도 좋은 점이 됐고, 조금 더 잘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뒤늦은 깨달음에 아쉬워했다.

이학주 자신은 ‘성장통’으로 조금 길을 돌아왔다면 ‘후배’ 박효준은 지름길로 목표에 도달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학주는 “의사소통이 되면 주위 선수들과 코치들과 친분도 쌓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자연스럽게 성적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하재훈 역시 언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영어를 빨리 습득해야 한다. 감독, 코치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영어는 빨리 익혀야한다”며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역설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배운 틀에 박혀 있으면 안된다. 레벨이 다르다. 버릴 건 과감하게 버려야한다”고 말하며 미국에서 타자로 살아남기 위한 구체적인 연습법까지 덧붙였다.

그는 “빠른공 대응하는 연습은 따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나 같은 경우는 팀 훈련이 끝나고 피칭 머신의 공의 속도를 100마일(약 161.4km) 정도로 올려서 개인적으로 연습을 많이 했다. 그리고 다섯 발 정도 앞에서 100마일의 공을 때리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했다. 하재훈은 마이너리그 조차도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빠른공에 대한 적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강조했다.

먼저 미국 땅을 밟고 산전수전을 겪은 이학주와 하재훈. 미국 도전 7년차 선배들은 ‘빅리거’의 꿈을 안고 이제 막 도전을 시작하는 박효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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