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가 수비수로서의 알렉스 로드리게스(39)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이 "로드리게스는 다음 시즌 붙박이 지명타자로 뛰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고 17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로드리게스가 주전 수비수로 경기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고, 기껏해야 지명타자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와 3루수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제 고령의 선수가 된 데다가 약물 복용 징계로 올 시즌을 통째로 날리면서 경기 감각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캐시먼 단장은 "징계를 받기 전에도 그는 수비에서 그리 뛰어난 면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그가 1년 만에 돌아와서는 곧장 3루수로 매일 출전하면서 공격과 수비를 잘 해내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로드리게스는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미가 다소 퇴색하기는 했지만 통산 10차례 실버슬러거를 수상할 만큼 타격에서 두각을 나타낸 동시에 2002년과 2003년 골드글러브를 받아 좋은 수비수로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양키스는 최근 3루수 체이스 헤들리와 4년 5천200만 달러(약 563억원)에 계약하면서 다음 시즌 내야 수비 운용 계획에서 로드리게스를 확실하게 배제한 바 있다.

캐시먼 단장은 "로드리게스가 강력한 지명타자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면서도 "예전의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준다면 감독의 선택에 따라 헤들리의 백업으로도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키스는 2017년까지 로드리게스와 계약을 한 상태고, 그의 잔여 연봉은 6천100만 달러(약 661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효용가치가 줄어든 지금도 그를 쉽사리 내칠 수 없는 처지다.

다만 결코 예전과 같지 않은 로드리게스의 위상은 캐시먼 단장의 발언에서 잘 드러났다.

캐시먼 단장은 "로드리게스의 새 역할에 대해 그와 논의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그가 이런 기사들을 모두 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로드리게스에게 직접 수비 배제에 대해 설명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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