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핸리 라미레스, 파블로 산도발, 존 레스터.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꽃을 숨긴다고 향기는 사라지지 않고, 송곳은 주머니에 넣어도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보스턴 레드삭스라는 '거대 잠룡'은 잠시 웅크렸을 뿐 또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핸리 라미레스 영입은 그 신호탄일지도 모른다.

23일(현지시각) 미국 폭스 스포츠는 핸리 라미레스가 보스턴과의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보스턴으로 향한다고 메이저리그(MLB)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계약금액은 9,000만달러 내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핸리 라미레스의 빅마켓행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지만 그 팀이 보스턴이라는 것은 다소 의외다. 보스턴은 이미 파블로 산도발, 존 레스터 등 A급 FA선수들과 연관돼 라미레스까지 잡기에는 다소 벅차보였기 때문.

그러나 핸리 라미레스의 친정팀이 보스턴 레드삭스(2000년 보스턴과 아마추어 계약, 2005년 보스턴서 메이저리그 데뷔)이고, 올시즌 보스턴의 주전 유격수였던 젠더 보거트의 출루율이 2할9푼7리로 채 3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부진해 유격수는 골칫거리 포지션으로 전락했다.

타격만큼은 확실한 라미레스라면 수비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할지라도 ‘타격 우선’을 중요시하는 보스턴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만약 보스턴이 라미레스를 영입하더라도 그의 영입이 올 겨울 움직임의 전부는 아닐 공산이 크다. 여전히 보스턴은 선발자원인 레스터와 3루수 산도발의 영입까지 눈독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시즌이 종료되면 마이크 나폴리(1,600만달러), 쉐인 빅토리노(1,300만달러), 요에니스 세스페데스(1,050만달러), 클레이 벅홀츠(1,200만달러), 데이비드 오티즈(1,600만달러) 등 팀내 고액연봉자가 모두 풀리기 때문에 괜찮은 자원이 나온 올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미리 대비할 가능성이 높다. 보스턴의 풍족한 재정이라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만약 핸리 라미레스에 산도발까지 영입하게 된다면 내년 보스턴 내야진은 1루수 나폴리, 2루수 더스틴 페드로이아, 유격수 라미레스, 3루수 산도발이라는 꿈의 라인업을 보유하게 된다. 라미레스의 좌익수 변경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어쨌든 라인업만큼은 최강의 진용이라고 볼 수 있다.

보스턴은 2012시즌 일명 ‘치맥사건’과 바비 발렌타인 전 감독과 선수단의 불화로 인해 굴욕을 맛본 후 존 패럴 감독을 선임해 곧바로 2013시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바 있다. 2014시즌은 또 다시 부상자와 팀내외적으로 악재가 겹치며 지구 최하위(71승 91패)로 처참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보스턴이라는 팀이 이렇게 움츠려있을 팀이 아니다. 잠룡은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과연 잠룡은 FA시장 싹쓸이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할지 야구 팬들의 눈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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