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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가을 바퀴벌레.'

짝수해 가을이면 끈질긴 생명력을 선보이며 브루스 보치 감독 역시 자신의 팀을 '바퀴벌레(cockroach)'라고 표현하는 '가을 바퀴벌레' 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역시 쉽게 박멸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4차전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경기에서 1-4로 뒤지던 1-4로 뒤지던 스코어를 11-4로 뒤집는 대역전극을 선보이며 2승 2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월드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지난 18일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저 바퀴벌레를 보라"며 "저 바퀴벌레를 쉽게 죽일 순 없다"며 자신의 팀이 얼마나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바퀴벌레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역시 보치 감독이 말한 바퀴벌레 근성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헌터 펜스의 타점으로 1회부터 선취득점을 뽑고 시작했지만 3회 초 선발투수 라이언 보글송이 무너지며 4실점을 해 승부는 조금씩 캔자스시티 쪽으로 기우나 했다.

만약 이날 경기마저 패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1승 3패로 7전 4선승제의 월드시리즈에서 사실상 시리즈를 뒤집기 힘든 상황이었기에 3회부터 승부가 기우는 것은 용납키 힘든 일이었다.

이에 3회말부터 본격적인 바퀴벌레 근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선두타자로 대타 맷 더피가 안타를 때려내며 바퀴벌레 근성을 불 지피기 시작한 샌프란시스코는 이후 버스터 포지가 적시타를 때려내며 한 점을 따라붙었다(2-4).

5회에는 선두타자 조 패닉이 2루타를 친 후 헌터 펜스가 적시타를 때려내며 3-4까지 추격한 샌프란시스코는 후안 페레즈가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결국 1-4의 스코어를 4-4 동점까지 만들었다.

이만해도 대단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바퀴벌레 근성은 이것이 시작이었다. 6회 안타-안타-희생번트-고의사구로 1사 만루의 상황을 만든 후 파블로 산도발의 결승 2타점 적시타와 브랜든 벨트의 추가타점으로 7-4로 경기를 완전히 뒤집은 것.

여기서 캔자스시티는 완전히 쓰러졌고 샌프란시스코 바퀴벌레는 7회에도 잔인할 정도로 캔자스시티를 몰아붙여 추가로 4득점해 경기를 11-4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그야말로 2시간 사이 1-4의 스코어가 11-4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다소 어감상 '바퀴벌레'라는 용어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와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보여준 샌프란시스코의 '가을 바퀴벌레' 근성은 그들만의 특화된 브랜드로 남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끈끈하고 박멸되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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