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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록토버의 향기를 지울 수 없다. 6일의 휴식은 2007년의 콜로라도 로키스가 그랬듯 2014년의 캔자스시티 로얄스 역시 장기 휴식이 독이 된 것으로 보인다.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코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 매디슨 범가너(7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에게 철저하게 막히며 1-7 완패를 당했다.

1회부터 선발 투수 제임스 쉴즈가 2점홈런을 포함해 3점을 허용하며 기선을 내준 캔자스시티는 7회가 돼서야 살바도르 페레즈의 홈런으로 겨우 1점을 따라가는 등 전체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 내용은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8연승을 하며 보여줬던 최고 장점이었던 '끈끈함'이 사라지며 다소 싱거운 경기가 돼버렸다.

물론 고작 한 경기일지도 모르지만 7전 4선승제의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 패배는 분명 쉽게 넘길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이 단서를 2007년의 콜로라도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 구단의 명칭(Rockies)과 10월을 뜻하는(October)의 합성어인 '록토버'는 2007년 콜로라도의 기적 같았던 연승행진을 일컫는 말이다.

현재의 캔자스시티처럼 콜로라도 역시 당시는 포스트시즌에 포함되지 않았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승리 후 디비전시리즈 3연승, 챔피언십시리즈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랐었다. 그러나 휴식기를 가진 후 치른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 허무하게 패한 뒤 이때까지의 원동력을 잃고 보스턴 레드삭스에 시리즈전적 0-4로 완패하며 우승반지를 내줬다.

당시에도 콜로라도는 챔피언십시리즈 종료 후 캔자스시티보다 더한 9일의 휴식을 가지고 월드시리즈 1차전에 나선 바 있다. 보스턴과 1차전에서 콜로라도는 긴 휴식 때문인지 그전까지 보여줬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1-13으로 완패를 당했다. 특히 1회에 3점을 내주고 고작 1점밖에 만회하지 못하고 큰 점수차로 완패한 것은 2007년의 콜로라도의 월드시리즈 1차전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캔자스시티의 포스트시즌 8연승 행진을 바라보며 당시 콜로라도의 주축 멤버였던 토드 헬튼은 "내가 그들에게 해주고싶은 조언은 '패배하라는 것'이다"며 "가만히 앉아서 다음 경기까지 한참동안 기다리는 것은 별로 좋은 것이 아니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물론 캔자스시티 입장에서는 억지로 질수는 없었기에 연승행진을 거듭했지만 결국 연승행진 후 찾아온 6일 휴식은 당시 콜로라도의 9일 휴식만큼은 아니지만 달아올랐던 기세를 잠재우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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