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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 A팀 노포크 타이즈에서 뛰고 있는 윤석민(28)이 구단으로부터 방출대기 조치를 당했다. 실질적인 방출은 아니지만 윤석민의 낮아진 팀내 입지를 보여주는 씁쓸한 조치임에 틀림없다.

볼티모어 선 등 현지 언론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가 40인 로스터에서 윤석민을 제외, 방출 대기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40인 로스터는 각 구단의 보유 선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방출 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는 구단에서 40인 로스터를 정리할 때 당장 필요가 없지만 그냥 방출하기에 아까운 선수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볼티모어 선은 "윤석민의 방출 대기 조치는 현재 40인 로스터에 올라 있지 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윤석민과 코드 펠프스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함으로써 볼티모어는 두 자리의 여유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윤석민은 시즌 초 계약 당시 메이저리그 기본 40인로스터에 포함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고 9월 확장 로스터 개편이 다가오면서 볼티모어에겐 팀의 포스트시즌을 이끌어줄 뛰어난 선수가 필요해졌다. 이에 윤석민의 자리를 빼고 다른 선수를 투입해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든 상황이었다면 윤석민도 무난하게 9월 확장로스터에 올라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며 빅리그 적응을 해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볼티모어는 31일까지 78승 56패를 기록, 지구 1위를 달리고 있어 당장 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윤석민이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한 22경기 17선발 3승 8패 평균자책점 5.56의 부진한 성적은 볼티모어 측에서 볼 때는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1이닝을 위해서도 쓰기 힘든 선수’라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분명 아쉽다. 하지만 이는 이유가 어찌됐든 마이너리그에서 조차 부진했던 윤석민의 올 시즌에 대한 현실적인 조치다. 사실상 올 시즌 메이저리그 승격은 힘들어졌다. 내년 시즌은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보장이 자동으로 발동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때는 진짜 방출을 당할 수도 있다. 25인 로스터 한자리가 아까운 상황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선수에게 자리를 보장해줄 구단은 없기 때문. 차라리 돈을 주고 방출해서라도 메이저리그 보장권을 피하려고 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건 내년시즌 스프링캠프다. 윤석민도 1년간 트리플A에서 뛰면서 부상자명단, 선발, 불펜 등 많은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가 많았을 것. 이제 정말 방출이냐 아니냐를 두고 야구인생에 승부를 걸어야할 때 윤석민은 과연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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