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부상으로 부진한 추신수, 반등의 여지 있다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1편, [2014 추신수 上] '시즌 마감' 추신수는 어떤 부분에서 부진했나에서 계속)
[2014 추신수 上] '시즌 마감' 추신수는 어떤 부분에서 부진했나

▶고질적 부상과 스트라이크존, 추신수를 옭매다

추신수의 팔꿈치 문제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불거져 나온 얘기였다. 뼈가 돌출된 부분은 시즌이 종료된 후 수술을 하기로 이미 스프링캠프때 약속했을 정도로 언젠가 꼭 수술을 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결국 이 팔꿈치는 추신수의 중도하차에 결정적 계기가 되고 말았다.

발목 부상 역시 그를 괴롭혔다. 추신수는 4월22일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뒤 6일간 휴식을 가졌지만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오죽하면 인터뷰를 통해 "발목 부상으로 인한 고통이 극심하다. 이 발목을 없애버리고 싶다"라고 밝혔을까.

스트라이크존 문제도 추신수에게 영향을 줬다. 일명 ‘Choo 존’으로 불리는 추신수에게만 적용되는 이상한 스트라이크존 때문에 많은 손해를 봤다. 그는 "선구안이 흔들리다보니 내 야구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지금의 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몸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한 FA 첫해 ‘먹튀’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지나친 부담감을 가졌던 것이나 가족과 떨어져 살다 이제 텍사스에서 같이 살다보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하는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첫해 부진했지만 반등한 사례들… 이대로 끝이 아니다

추신수와 같은 사례는 많았다. 다들 FA 첫해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경우였다. 같은 외야수인 카를로스 벨트란(당시 뉴욕 메츠)과 제이슨 워스(워싱턴 내셔널스)도 대형 계약(2005년, 벨트란 7년 1억1,900만달러, 워스 2011년, 7년 1억2,600만달러) 후 첫 시즌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굉장히 부진했다. 벨트란은 FA계약 후 첫해 2할6푼대의 타율에 16홈런에 그쳤고 워스 역시 타율 2할3푼2리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이에 극성맞기로 유명한 뉴욕 언론과 워싱턴 언론은 엄청난 비난을 퍼부었다.


카를로스 벨트란(왼쪽)과 제이슨 워스. ⓒAFPBBNews = News1

하지만 이 두 선수는 남은 계약기간동안 완벽하게 부활하며 돈값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즉, 첫해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 아직 남은 6년의 계약기간동안 더 잘하면 되는 일이다. 앞으로의 6년을 잘 보낸다면 2014 시즌이 도리어 특이한 시즌으로 남을 것이다.

조기에 시즌을 마감한 것을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남들보다 더 빠르게 휴식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거가 된 후 이렇게 빨리 시즌을 마감한 적이 없다. 항상 앞만 보고 달려오며 쉴 새 없었다.

이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고질적이었던 팔꿈치와 발목 부상에서 완쾌한다면 1편에서 지적했던 패스트볼에 약한 부분, 타구분포, 삼진율같은 공격적인 부분은 물론, 수비에서도 크게 나아질 수 있다.

또한 차라리 올 시즌 부진한 것이 노쇠화가 아닌 부상이라는 큰 걸림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부분도 다행이다. 노쇠화는 다시 반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하지만 부상은 회복만 된다면 충분히 다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텍사스를 선택한 이유로 “우승이 가능한 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년이면 다시 텍사스는 부상자들이 돌아오고 투자를 통해 우승권 팀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 텍사스에 추신수는 리더로써 팀을 이끌어야한다. 자신을 괴롭히던 부상, 정신적 문제 등을 잘 극복한 추신수라면 분명 다시 반등해 ‘출루머신(On-Base Machine)’이라는 미국 별명에 걸맞은 성적을 올려줄 것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