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시즌…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점 노출하며 부진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의 올 시즌이 끝났다. 그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왼쪽 팔꿈치 수술을 결정하면서 부상자명단(DL)에 올라 잔여경기에 빠지는 것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추신수는 30일 왼쪽 팔꿈치에 돌출된 뼈를 제거하는 관절경 수술을 받는다. 수술 후 8주면 다시 운동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부진'이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다. 기대는 엄청났지만 사실상 FA계약 첫해는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마냥 안타까워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추신수의 올 시즌을 시간 순으로 알아봄과 동시에 어떻게, 왜 부진했는지를 알아봐야한다. 스포츠한국은 추신수의 올 시즌을 두 편에 걸쳐 정리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까지 담아봤다.

▶`용두사미 시즌'… 출루율 1위에서 대체선수보다 못한 신세로 전락

추신수는 지난해 12월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달러(약 1,318억원)의 대형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당시 아시아 출신 역대 최고 계약금(종전 이치로 5년 9,000만달러)이고, 메이저리그 역대 계약 27위, 외야수 역대 6위의 계약 등 수많은 기록을 양산해내며 '인간승리'의 감동을 선사했다.

텍사스 존 다니엘스 단장은 추신수를 영입하며 "출루율을 크게 향상시켜줄 것으로 믿는다"며 영입 이유를 밝혔다. 시즌 초 추신수는 이 기대치를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5월7일까지 첫 28경기에서 출루율 5할을 달성하며 빅리그 전체 출루율 1위에 올랐던 것. 당시만 해도 현지에서 '추신수가 반응 안하면 볼'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빅리그에서 가장 '핫'한 타자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출루율 5할을 달성한 다음날부터 추신수의 성적은 끝도 없이 추락한다.

나머지 5월 : 타율 0.205 출루율 0.307 장타율 0.352 3홈런 8타점
잔인한 6월 : 타율 0.179 출루율 0.278 장타율 0.242 1홈런 11타점
7,8월 성적 : 타율 0.228 출루율 0.295 장타율 0.361 6홈런 11타점

결국 최종 123경기에 출전 타율 2할4푼2리, 출루율 3할4푼 장타율 3할7푼4리 13홈런 40타점 58득점 3도루라는 커리어 로우를 기록한 채 시즌을 마쳤다.

추신수는 미국 야구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가 제공하는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선수 이상의 승수)에서 -0.2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선수의 중간지대 선수급인 대체선수(WAR 0)보다 못한 성적이다.

▶추신수의 부진, 어디가 문제였나

단순히 추신수가 2할4푼의 타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부진을 설명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추신수가 어떻게 부진했는지를 면밀히 살펴봐야한다. 추신수는 크게 '패스트볼에 대한 대응력 약화'와 '밀어치는 타구와 당겨 치는 뜬공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 '수비력 급락'이라는 세 부분에서 크게 부진했다.

팬그래프가 제공하는 wFB/C (구종가치-패스트볼을 100구를 쳤을 때 기록할 수 있는 득점)에서 추신수는 지난 시즌 3.06을 기록, 빅리그에서 유일하게 3점을 넘긴 선수였다(2위 마이크 트라웃 2.84).그야말로 빅리그 최고의 패스트볼 킬러였던 셈.

그러나 올 시즌 추신수는 wFB/C에서 0.72에 그쳐 지난 시즌 3.06에 비해 무려 2.34나 떨어졌다. 패스트볼 킬러였던 선수가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것이다.


참고그림1 : 올 시즌 추신수의 타구 분포도(왼쪽)와 통산 타구 분포도. 브룩스베이스볼 참고

또한 밀어치는 타구와 당겨 치는 뜬공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도 부진의 큰 원인이다. 추신수는 참고그림 1의 왼쪽 그림에서 드러나듯 올 시즌 밀어치는 타구가 예년(오른쪽 그림)보다 줄었다. 또한 당겨 치는 높은 공 역시 심각하게 사라졌다.

스프레이 히터(구장 전역에 타구를 때릴 줄 아는 선수)로 유명한 추신수는 2루수에게 안기는 당겨 치는 땅볼 타구만을 많이 만들어내며 무너진 것. 당겨 치는 땅볼 타구가 많아지자 자연스레 추신수에게 수비 시프트가 들어갔고 그러다보니 안타가 될 당겨 친 타구도 아웃이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사실 추신수의 타격 성적은 극도의 '투고타저' 시즌을 보내고 있는 메이저리그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다(8월27일 현재 메이저리그 평균 타율 0.252, 출루율 0.315 장타율 0.388). 하지만 문제는 수비력 저하였다. 추신수가 올 시즌 기록한 수비 WAR은 -16.3으로 빅리그 통틀어 뒤에서 네 번째로 안 좋다. 또한 2012시즌 기록했던 -23.6에 이어 통산 가장 부진한 성적으로 첫 풀타임 좌익수 수비가 너무나도 형편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8월 삼진율이 무려 32.2%에 달하며 아메리칸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삼진율이 높은 선수가 됐다는 부분도 아쉽다. 통산 삼진율이 21.4%임을 감안하면 8월 삼진율(32.2%)과 올 시즌 삼진율(24.8%)은 매우 아쉬웠다.

'어떻게' 부진했는지를 살펴봤으면 '왜' 부진했는지 역시 알아봐야한다. 下편에서는 추신수의 부진 이유와 사례를 통해 반등할 수 있음을 살펴본다.

(2편 [2014 추신수 下] 부진했던 추신수의 반등은 가능할까 에서 계속)
[2014 추신수 下] 부진했던 추신수의 반등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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