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골드글러브 출신 내야수 영입...한국인 할머니를 둔 `쿼터 코리안'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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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LA 다저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지명할당 선수를 영입했다. 그간의 자잘한 선수와는 분명 뭔가 다르다. 바로 '첫 한국계 골드 글러버'인 다윈 바니(29)이기 때문이다.

바니가 국내에 유명해진 것은 그 스스로 "쿼터 코리안(4분의1 한국인)"이라고 밝혔기 때문. 할머니가 한국인으로 2012시즌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따내면서 첫 한국계 골드글러버의 명예를 안기도 했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바니의 할아버지는 완전한 일본인이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결합에 의해 바윈의 부모는 태어났다. 즉 바니는 4분의1 일본인, 4분의1 한국인이며 부모 중 한쪽이 하와이 원주민 계통이라 나머지 4분의2는 미국계 하와이안이다.

바니는 규정상으로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한국대표와 일본대표, 미국대표로까지 소집될 수 있는다. WBC는 조부모 계통까지 국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2011시즌 신인왕 투표 7위까지 오를 정도로 유망성을 인정받았던 바니의 최대장점은 수비력이다. 2012 시즌 그의 2루 수비는 시즌 후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받는 것으로 증명됐다. 대개 골드글러브는 현장에서 인정하는 투표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있어 기록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무시되곤 한다.

하지만 바니는 `세이버 매트릭션(야구 통계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빌 제임스(현 보스턴 레드삭스 수석고문)가 25년 전부터 매년 출간하고 있는 '빌 제임스 핸드북'의 '필딩 바이블 어워즈(Fielding Bible Awards)'에서 2012년 최고의 2루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구능력(ARM), 수비범위(RngR), 실책(ErrR)을 합산해 집계하는 UZR(팬그래프닷컴 자료참고)에서도 15.0을 기록, 2위 로빈슨 카노(11.2)를 압도적으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그의 2루 수비는 현장과 야구통계학자 모두에게 인정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시즌 바니는 신시내티 레즈의 브랜든 필립스에게 골드글러브를 내주며 2년 연속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UZR에서 12.5를 기록, 2위 더스틴 페드로이아(10.9)를 압도했고 필딩 바이블 어워즈에서는 더스틴 페드로이아에게 1위를 내줬지만 내셔널리그에서는 1위(페드로이아는 아메리칸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에 오르며 여전히 야구통계학자들은 그의 수비를 으뜸으로 치고 있다.

문제는 타격이다. 바니는 2011시즌(0.313)을 제외하곤 단 한번도 출루율 3할을 넘긴 적이 없다. 타율도 아닌 출루율에서 3할을 넘기지 못하는 그의 끔찍한 타격은 더욱 악화돼 지난 시즌 141경기에서 2할8리라는 용납하지 힘든 타율로 나타났다. 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140명의 선수 중 139위에 해당하는 타율이었다. 140위는 댄 어글라의 1할7푼9리.

결국 시카고 컵스도 바니를 다저스에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무시무시한 수비력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타격이 올 시즌(타율 0.230 출루율 0.265)에도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니의 영입은 분명 다저스의 내야 수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스포츠 격언 중에 '공격은 승리를 가능케 하지만 수비는 우승을 가능케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제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려야하는 다저스에게 어쩌면 바니는 우승에 대한 진지한 의지표명의 시발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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