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안 지수 통계 자료 `O-Swing%'로 살펴본 추신수의 선구안, 예상대로 빅리그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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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Choo)가 휘두르지 않으면 그건 스트라이크가 아니죠."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와 LA 에인절스와의 경기 중 미국 현지 해설자가 한 말이다. 물론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의 타격에 대한 얘기였지만 그만큼 '출루 기계(On-Base Machine)'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의 선구안은 현지에서도 최정상급으로 평가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추신수 스스로도 1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 후 석연찮은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자 "메이저리그에서 나를 출루율이 높은 선수라고 인정한다면 심판들도 그에 걸맞게 나를 존중해줘야 한다"며 자신의 출루율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자신감은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4위이자 내셔널리그 2위의 출루율(0.423)에 이어 올 시즌도 15일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이자 아메리칸리그 1위의 출루율(0.442)에서 배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추신수는 얼마나 선구안이 뛰어난 것일까? 그 비결은 바로 O-Swing%(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에 스윙한 비율)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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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wing%는 왜 중요한가

타자가 좋은 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꾸준한 연습, 좋은 타격폼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 특히 중요한 것은 볼이 되는 공을 치지 않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볼이 되는 공은 아무리 잘 쳐도 좋은 타구로 연결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을 치지 않는다면 그 공은 볼을 판정받을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볼넷을 골라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을 얼마나 잘 골라내느냐가 흔히 말하는 '선구안'의 바로미터라 봐도 무방하다.

미국의 야구 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에는 이렇게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에 스윙한 비율의 기록인 O-Swing%(Outside-strike zone Swing percentage)를 제공한다.

▶메이저리그 O-Swing% 상위 3걸

1위 추신수 : 14.7%

2위 알베르토 카야스포(오클랜드 애슬레틱스) : 15.0%

3위 오스틴 잭슨(디트로이트 타이거즈) : 17.0%

▶메이저리그 O-Swing% 하위 3걸

1위 조나탄 스코프(볼티모어 오리올스) : 43.6%

2위 크리스 존슨(애틀란타 브레이브스) : 43.2%

3위 파블로 산도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43.1%

올 시즌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29.2%의 비율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에 방망이를 냈다. 그러나 추신수는 단 14.7%만 방망이를 휘둘렀고 이는 리그 평균보다 14.5%나 낮은 수치다. 대략 2분의1 수준으로 추신수는 리그 평균적인 타자들보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에 대해 방망이를 적게 내고 있다.

이는 현재 집계가 가능한 메이저리그 179명의 타자 중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른 결과가 됐고 가장 방망이를 많이 낸 조나탄 스코프이나 크리스 존슨 등에 비해 무려 28~29%나 더 낮다. 추신수(14.7%)+리그 평균적인 타자(29.2%)의 스윙률을 합쳐야 스코프(43.6%)나 존슨(43.2%) 정도의 기록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 O-Swing%가 낮다고 해서 좋은 타자, 높다고 해서 나쁜 타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코프나 존슨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타구에 대해 얼마나 방망이에 맞췄는지를 보여주는 O-Contact%(Outside-strike zone Contact percentage)에서도 53%대에 그치며(리그 평균 64.5%)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스코프 타율 0.224, 존슨 출루율 0.306).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 첫해 4할에 근접하는 출루율(0.394)을 기록하며 통산 첫 20-20을 기록했던 2009년에는 22.3%의 O-Swing%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전체 4위의 출루율을 올렸던 지난 시즌에는 22.1%를 기록할 정도로 추신수의 선구안은 뛰어났다. 올해는 가장 낮은 O-Swing%기록했던 지난 시즌보다도 약 7.5%나 더 낮은 모습이다. 왜 올 시즌의 추신수가 폭주하고있는지를 알 수 있는 열쇠인 셈이다.

'머니볼' 야구의 대표선수로 여겨지는 스캇 해티버그는 통산 O-Swing%에서 12.3%를 기록했다. 그리고 '한때는 야구의 신'이라 불렸던 배리 본즈는 통산 O-Swing% 13.3%를 기록한 후 은퇴했다.

O-Swing% 14.7%. 이 기록이 선구안에 관해서만큼은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가면서 자연히 추신수가 반응안하면 '볼'이라는 말이 세계최고의 야구무대 메이저리그에서 당연시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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