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왼쪽)와 하원미씨(사진=한국아이닷컴 권영국 인턴 기자)
지난달 30일 오전 6시 40분. 역사적인 금의환향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뤄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한화 약 1,400억 원) 계약을 맺은 추신수(32)가 귀국한 것.

수많은 취재진이 추신수의 일거수일투족에 플래시를 터뜨리며 관심을 가졌고, 공항 내에서 5분 내외의 짧은 인터뷰가 이뤄졌다. 그런 추신수를 조금은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는 미모의 여인이 있었다. 바로 추신수의 부인 하원미(32) 씨.

추신수가 먼 타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부인 하씨에 대한 관심 역시 커졌다. 스타 운동선수와 유명 연예인 만난 것도 아니지만 이 부부에 대한 관심은 역대 그 어느 운동선수의 부부보다도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래 가능성을 믿은 하원미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듯 추신수와 하씨는 20살의 나이에 불꽃같은 사랑 후 곧바로 결혼해 미국에서 살았다. 추신수가 원체 뛰어난 유망주이긴 했지만, 고작 마이너리그에만 뛰는 그는 당시 보잘것없는 신랑감이었을 것이다. 마이너리그 월급 1,000~2,000달러 (한화 약 110~220만원)는 야구장비관리비, 운동선수 식비만 해도 빠듯했을 터.

하원미씨(사진=한국아이닷컴 권영국 인턴 기자)
당장 가진 것도 없고 군대도 안 갔다 온 남자와의 결혼은 요즘 같으면 힘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하씨는 추신수와 덥석 결혼을 하고 미국에서 추신수의 뒷바라지에 전념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에서 아이까지 있는 상황의 고됨은 이루 말하기 힘들 정도겠지만 하씨는 추신수의 미래 가능성 하나만 보고 그 힘든 시간을 참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며 보상을 받았다,

하씨 역시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때는 가진 것도, 가질 것도 많지 않은 불쌍한 마이너리그 부부였지만, 그 외엔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고 재미가 있었거든요. 지금은 우리를 물질로 평가하는 분들이 많아서 불편할 때도 있는데, 그 당시엔 우리 둘만의 사랑으로 충만했던 시간들이었어요"라며 당시를 추억하기도 했다.

당장 가진 것만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미래 가능성을 믿고 서로를 사랑한 부부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현실에도 유효하다.

▲더 큰 꿈을 위한 인내를 보여준 하원미

인내 역시 하씨를 설명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사실 마이너리그 선수가 국내로 유턴하는 가장 큰 경우는 '가족' 때문이다. A선수는 인터뷰를 통해 "나 혼자였다면 계속해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가족이 있었다. 가족을 부양해야 했기에 계속해서 내 꿈만을 주장할 순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한 B선수는 입단 계약이 거의 마무리 상태였지만 아내가 남편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시간이 많은 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여긴 부분을 입단이 취소된 이유로 꼽기도 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합의가 없이는 어려운 것이 메이저리그 무대다.

그러나 하씨는 추신수가 가족을 위해 돌아가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도리어 추신수를 막아선 것으로 유명하다. 추신수는 텍사스와 계약 직후 이루어진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내가 나보다 더욱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자신은 얼마든지 고생해도 괜찮으니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며 나를 격려해줬다. 나는 당시의 생활이 고생스러움으로 기억되는데, 아내는 지금도 종종 마이너리그 때를 떠올리며 고생보다는 소소한 행복이 넘쳐나서 더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고 말하더라"라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하씨의 깊은 인내가 분명 추신수의 성공에 큰 발판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추신수의 성공을 이끈 하씨의 소리 없는 내조가 당장의 성공을 최우선시하는 우리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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