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사진=미주한국일보DB)
"추신수는 신시내티 유니폼이 훨씬 잘 어울린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간판 맥스 슈어저(28)는 '10승 무패'를 달성한 지난 6월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 오프 시즌 가장 마음에 든 뉴스를 꼽아 달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추신수가 신시네티로 트레이드된 것"이라며 이처럼 답했다.

앞서 그는 지난 2월에도 디트로이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가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에서 신시내티로 이적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펄쩍 뛰었다"며 "모든 것이 끝나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슈어저는 왜 추신수의 이적을 반겼을까? 클리브랜드와 디트로이트는 같은 아메리칸리그인 데다 같은 디비전 소속인 탓에 시즌 중 여러 번 맞붙어야 한다. 추신수는 슈어저에게 공포감을 심은 선수다. 추신수는 그를 상대로 2010년부터 3시즌 동안 상대로 21타수 12안타에 2홈런 5타점 6볼넷을 기록했다. 출루율이 무려 7할에 근접한다. 이런 추신수가 신시내티로 옮겼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슈어저는 펄쩍 뛸 만큼 기뻤던 것이다.

슈어저만큼은 아니더라도 클레이튼 커쇼(LA다저스)도 추신수에게 공포를 느끼지 않았을까? 추신수는 9일 열린 다저스전에서 커쇼를 상대로 100% 출루라는 기염을 토했다. 커쇼가 누구인가. 현존 최고의 좌완인 커쇼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1점대 방어율(1.92)을 기록하고 있는 '역대급' 선수다. 이런 커쇼를 상대로 추신수는 1회말 볼넷, 3회말 안타, 5회말 볼넷, 7회말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커쇼도 사람인 탓에 올 시즌 몇 차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긴 했다. 그렇더라도 커쇼가 한 타자를 네 번이나 출루시키는 건 결코 흔한 장면은 아니다. 남다른 제구력을 지닌 그가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는 것도 진기한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메이저리그 최강 커쇼 역시 최근 상승세가 남다른 추신수를 강하게 의식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추신수의 이달 타율은 무려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다. 지금 추세라면 그는 동료 투수를 제외한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공공의 적'이나 다름없다.

추신수는 이날 활약에 힘입어 타율 0.291에 20홈런 48타점 97득점 150안타 출루율 0.425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내셔널리그 1위인 동료 조이 보토(0.430)에 거의 근접했다. 몸에 맞는 공은 24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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