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 아이들과 함께 웃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와 그의 아내(사진=클레이튼 커쇼 트위터 캡처).
이제 막 25세가 된 클레이튼 커쇼(로스엔젤레스 다저스). 21일(한국시간) 에이스다운 피칭으로 팀의 3연패를 끊은 그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특급 투수다. 다저스가 내년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커쇼와 8년 2억달러(약 2,163억원)의 초대형 계약를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현재 활약을 보면 허황된 소식으로만은 들리지 않는다.

조 토레 전 다저스 감독은 "그 나이대에 그와 같은 재능을 지닌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커쇼를 극찬한 바 있다. 토미 라소다 전 다저스 감독은 "메이저리그를 지배할 위대한 투수"라고까지 평가했다. LA다저스에서 공을 던진 바 있는 박찬호는 커쇼에 대해 "샌디 코팩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감탄했다. 사이영상을 세 번이나 받고 두 차례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한 전설의 다저스 좌완투수다. 77세인 그는 현재 다저스 고문을 맡고 있다.

거물급 야구인들의 커쇼에 대한 감탄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시즌 시작 후 1점대라는 놀라운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커쇼는 2011년 내셔널리그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에 오르며 사이영상을 받았다. 192cm의 장신으로 파워를 겸비한 커쇼는 위력적인 커브와 여전히 강한 패스트볼에 세밀한 제구력까지 지녔다. 더 무서운 건 그의 능력이 점점 더 향상된다는 점이다. 커쇼는 천부적인 재능에 더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실함까지 갖췄다.

이렇게 놀라운 재능을 자랑하는 커쇼는 따뜻한 성품으로도 유명하다. 커쇼는 투수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상 트로피를 잃어버렸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로피를 텍사스 집에 가져다 둔 건 알겠는데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은 바 있다. 커쇼는 사이영상보다 지난해 받은 클레멘상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멘상은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실천한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기념하는 상이다. 커쇼는 클레멘상을 받은 뒤 "사이영상은 야구선수로서 최고의 상이지만, 클레멘테상은 야구선수보다 더 넓은 범위의 삶에 영광을 준다"고 말했다.

독실한 감리교 신자인 커쇼는 "신의 축복을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커쇼는 시즌 후에는 부인과 함께 잠비아 등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찾아 학교를 짓고 스포츠를 가르치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그가 어린 시절 만나 7년 열애 끝에 결혼한 아내와 신혼여행을 간 곳 역시 잠비아다. 그는 잠비아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짓는 것으로 신혼여행을 대신했다.

커쇼는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물질이 행복의 척도지만 잠비아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잠비아 아이들은 최소한의 돈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커쇼는 실력만큼이나 성품 또한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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