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만달러에 마이너리그 계약… 동갑내기 정영일과 한솥밥

유망주 투수 장필준(20)이 미국프로야구 LA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에 공식 입단한다.

AP통신은 6일 장필준과 에인절스가 마이너리그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2006년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정영일에 이어 장필준이 팀내 두 번째 코리안리거가 됐다고 덧붙였다.

계약기간과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LA 타임스는 지난 10월 55만달러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우완투수 장필준은 고교 시절 김광현(SK), 정영일, 임태훈(두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유망주로 한화 이글스에 2007년 신인으로 1차 지명됐지만 계약금이 맞지 않아 미국 무대를 노크해왔다.

키 190㎝, 몸무게 86㎏의 당당한 체구인 장필준은 올해 2군 북부리그에서는 6승1패3세이브(평균자책점 4.43)를 올렸고 가능성이 큰 기대주로 평가받는다.

이번 계약까지는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에인절스가 장필준과 계약했다는 사실이 지난 10월2일 외신을 타고 알려지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지 않았다면서 이의를 제기했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서에 따르면 구단은 상대국 선수를 영입하기 전 상대국 프로야구 사무국에 계약 여부를 문의하는 선수 신분조회를 거쳐야 한다.

그러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의 의견을 받아들여 에인절스 구단으로 하여금 11월16일까지 선수 신분 요청과 계약을 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에인절스 구단에 승인 거부 명령을 내린 게 10월16일이었고 한 달로 시한을 한정해 11월16일이 됐던 셈.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지난달 초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장필준에 대한 신분 요청이 왔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에인절스 구단에만 벌칙을 줬을 뿐 나머지 미국프로야구 29개 구단은 자유롭게 장필준에 대한 신분을 물을 수 있었고 이에 대한 답을 메이저리그 사무국 쪽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KBO는 장필준이 한화에 1차 지명된 선수라는 답변을 보냈고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이를 공유하면서 에인절스는 징계가 풀린 11월16일 이후 다시 장필준과 접촉에나서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서는 강제성이 없어 장필준이 한화에 앞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더라도 KBO가 나서 막을 방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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