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출전의사를 밝힌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6일 어린 조카를 안고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뒤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 인천공항=연합뉴스
“조국을 위해서 뛸 수 있다면 대단한 영광이다. 불러만 준다면 무조건 던지겠다.”

최근 재일동포 3세인 박리에(29)씨와 결혼한 새신랑 박찬호(32ㆍ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6일 오후 6시7분 아시아나항공 201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뽑힌다는 것은 개인적인 영광인 만큼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무조건 출전’을 다짐했다.

아내를 LA 집에 남겨두고 혼자 귀국길에 오른 박찬호는 그동안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팀61’과 지인을 통해 WBC 출전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WBC 출전 관련한 공식 인터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내년 시즌을 위해 WBC 출전을 재고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찬호는 “둘 다 중요하지만 뭐가 먼저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중요도는 물론 시기적으로도 WBC가 우선이기 때문에 반드시 출전하겠다”며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 “12월은 결혼식 등으로 훈련보다 휴식이 많지만 지난 11월 한달동안 어느 해보다 훈련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몸 상태는 매우 좋다”라며 “내년 1월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해 WBC가 열리는 3월에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8년 방콕아시안게임은 좋은 추억이었다. 당시엔 모두가 우승해야 한다는 열의로 똘똘 뭉쳤고, 그 결과 우승도 했다”는 박찬호는 “WBC는 한국야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함과 동시에 한국야구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겠다. 2002년 한일월드컵(4강) 이상의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조심스럽게 WBC에서의 목표를 밝혔다.

박찬호는 병역 면제를 받은 일부 해외파들이 WBC 출전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데 대해 우회적으로 일침을 가했다.

박찬호는 “병역 면제자 가운데 일부가 머뭇거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사람마다 상황과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내가 그렇듯 대부분의 선수들은 기회가 된다면 조국과 개인적인 영광을 위해 반드시 출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가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아내의 내조가 있는 만큼 이전보다 편하게 운동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팬들과 캘리포니아 교민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다면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박찬호는 오는 1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메이저리그 개인통산 100승 달성 기념 축하연을 겸한 결혼 피로연을 가진 뒤 이달 말 일본으로 건너가 처가 식구와 친지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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