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 심격고백 단독 인터뷰

결혼을 앞두고 오히려 훈련에 더욱 정진하고 있는 박찬호가 훈련이 끝난 뒤 홀가분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LA=서준영 미주한국일보 기자
“결혼하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요.”

소문대로였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주(州) 대법원장에 오른 로널드 T.Y. 문(65ㆍ한국명 문대양) 하와이 대법원장의 주례로 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32ㆍ샌디에이고)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일찍 오프시즌 트레이닝에 들어갔다.

21일 LA의 남가주대학(USC) 캠퍼스내 야구장은 박찬호가 쏟아내는 구슬땀으로 더욱 활기를 띠고 있었다. 결혼하기 때문에 연습을 소홀히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결혼하기 때문에 더 다부진 각오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서 엿보였다.

11월 첫째 주부터 다시 공을 잡았다는 박찬호는 이날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포수 채드 크루터와 함께 피자를 한아름 들고 나타나 USC 선수들을 즐겁게 해준 뒤 같이 필드에 올라 뛰었다. 메이저리그 시즌이 끝난 뒤 처음으로 타자들을 상대로 한 '실전피칭'. USC 선수들이 하나 둘씩 다 사라진 뒤 텅 빈 구장에 혼자 남아 뛰는 메이저리거의 모습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결혼식을 일주일여 앞두고 가진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의 심경을 밝힌 박찬호의 일문일답이다.

▲오프시즌에 훈련은 항상 열심히 했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는 무엇이 다른가.

=훈련을 더 빨리 시작했다. 시즌 끝에 투구 동작에 대해 느낀 것이 있는데 잊지 않기 위해서다.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좋았던 느낌을 유지하는 게 목적이다.

▲훈련은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11월 첫 주부터 공을 잡았다. 여기(USC) 아니면 LA 한인타운의 아로마스파&스포츠센터서 매일 운동을 하며, 불펜피칭은 하루건너 한번씩 하고 있는데 타자들을 상대로 한 피칭은 시즌이 끝난 뒤 오늘이 처음이다.

▲결혼준비는 잘 돼 가는가.

=사생활에 대해서는 안 물어봤으면 좋겠다. 하와이 대법원장님이 주례이신데 결혼식장에 와서까지 괴롭히시지는 않겠죠?(웃음). 잘 되고 있다. 결혼도 하고 12월에는 한국에도 들어가야 하고…. 오프시즌에 할 일이 많은 것도 훈련을 일찍 시작한 이유 중에 하나다.

▲결혼하기 때문에 더욱 각오가 다부지다고 하는데 비장의 무기라도 개발중인가.

=그런 것은 아니고, 일단 몸이 좋다. 많이 뛰어도 부담이 안된다는 점이 예전과 다르다.

▲운동선수는 결혼을 아주 일찍 하든가 아주 늦게 해야 좋다고 하는데, 타이거 우즈가 결혼한 뒤 본 모습을 찾은 그런 효과를 바라고 있나.

=물론 그런 결과가 따르면 좋다. 하지만 야구 커리어를 염두에 두고 결혼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그 무엇보다 좋은 사람과 인연이 됐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중요시 여긴다. 먼저 장가간 (김)선우 등 후배들을 보니 2세도 생기고 하면서 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책임감도 더 생기고 안정을 찾는 것 같았는데 나도 그렇게 되고싶다.

▲소속팀 샌디에이고가 선발투수 브라이언 로렌스를 트레이드하는 등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너무 앞서가는 질문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내 할 일에 충실하고 팀 사정은 그 때 가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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