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올시즌 김선우 투구 보면서 많이 배워 은퇴후 야구발전 · 어린이들 도움주고파

"빅리거 10년 통산100승 기쁘다"
박/찬/호
올시즌 김선우 투구 보면서 많이 배워 은퇴후 야구발전 · 어린이들 도움주고파

 • [기록실] 찬호 등판일지 / 부문별 순위

 • 박찬호 '불펜잔류? 트레이드?' 거취 관심
 • 박찬호 "부상도 자신감도 모두 회복"
 • 박찬호 "바라던 걸 올해 이뤘다"
 • 재응 눈부신 활약… 찬호·BK 회생기미
 • 서재응-박찬호 엇갈린 '피날레'
 • 이만수 "박찬호 믿고 기다려주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박찬호(32)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 8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본보와 올시즌을 마감하는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팀 연습이 끝나자마자 펜스에 걸터앉은 채 인터뷰에 응한 박찬호는 편한 자세만큼이나 격의없이, 때론 진지하게 질문에 대답했다.

올시즌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준 박찬호는 부상에서 회복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2005년이 자신의 야구인생에 의미있는 해가 됐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올해로 메이저리그 10년째인데 통산 100승을 기록했고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두자리 승수를 올린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경기는 잘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건데 앞으로 건강하기만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과 희망을 갖게 됐다”는 말로 2005년을 정리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주고도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지못한 박찬호는 브루스 보치 감독에게 섭섭한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 “입장을 바꾸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좋은 팀에 온 사실만으로 만족한다”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박찬호는 또 한국인 메이저리거 맏형답게 후배들을 챙기는 자상함도 보였다. “안타까울 때도 많고 도와주고 싶은 데 힘이 안돼 속상할 때도 있다. 병현이 재응이 선우 모두 잘하고 있고 특히 올해에는 김선우의 투구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야구팬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보내준 팬들의 성원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며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결혼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끝내 입을 열지않고 인터뷰를 마쳤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 이번 시즌을 끝낸 소감은.

= 예년과는 다르다. 개인적으로 100승을 기록했고, 29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올해로 메이저리그 10년을 채웠다. 기쁘다. 경기는 잘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거다. 건강하기만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과 희망을 갖게 됐다.

▲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 잘하다가 결혼설 때문에 불편해 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신경 쓰느라 운동에 집중을 못해 두 게임 정도 못한 게 안타깝다. 마인드 컨트롤을 못해 로스터에 못들어간 게 어쩌면 인생의 가장 큰 실수가 될 지도 모르겠다. 언제 다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지 알 수 없는데….

▲ 결혼설에 대해서 한마디만 해달라.

= 그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 샌디에이고는 마음에 드나.

= 좋은 팀에 온 것에 만족하다. 텍사스에 비해 팀 분위기, 기후, 커뮤니티 모두 좋다. 특히 체력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후다.

▲ LA나 다른 팀으로의 이적계획은 없나.

= LA는 친정같은 팀이다. 하지만 내가 있었을 때의 LA와 지금의 LA는 이름만 같지 완전히 다른 팀이다.

선수들도 예전에는 LA에서 뛰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별로다. 개인적으로는 어디에서 뛰느냐보다 얼마나 잘 적응해서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 후배들에 대해 한마디한다면.

=서재응 송승준 김선우처럼 마이너리그에서 고생 많이 한 선수들이 역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올해에는 김선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마치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김병현도 좋아지고 있다. 재능이 있고 어려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희섭은 가능성이 풍부하다.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야 한다. 환경을 지배하는 게 중요하다.

▲ 메이저리그 생활은 어떤가.

= 힘들고 외로울 때가 많다. 그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친한 친구도 좋다. 샌디에이고에서는 일본선수와 친하게 지내고 한국식당에도 같이 간다.

▲ 아픈 데는 없나.

= 지금 몸은 괜찮다.

▲ 동계훈련 계획은.

= 작년부터 겨울에도 운동을 열심히 했다. 11월에 체력훈련을 시작하겠다. 한국에서 할지 미국에서 할지는 못정했다.

▲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싶나.

= 오래하고 싶은데…. 메이저리그 선수 중 10웰워티뇩옘굴測?전체 2~3% 정도라고 들었다. 지금도 많이 만족한다. 나에게는 이제는 1년 1년이 중요하다.

▲ 은퇴 후 계획은.

= 야구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

▲ 오랜 타지생활이 외롭지 않나.

= 10년 넘었으니 이제는 여기가 내 보금자리다. LA에 6년 살면서 LA가 집이라고 생각했다. 어디에 가든 거기서 편안함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고국은 그립다. 월드컵 때도 한국이 4강에 오른 것과 한민족이 보여준 단합된 모습과 응원의 힘을 다른 선수들에게 자랑하면서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팬들이 나에게 기대하고 내가 만족을 줄 수 있었다는 게 기쁘다. 나는 특별했다. 야구팬이 아닌 국민의 힘을 등에 업고 미국생활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다. 국민의 힘에 늘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샌디에이고=이의헌 미주 한국일보 기자



입력시간 : 2005-10-10 07:39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