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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석희 JTBC 보도 담당 사장(사진=한국일보DB).
"소는 누가 키우고? 그러잖아도 고기값 안 내는 애국자들 때문에 민생이 어려운 판에…."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손석희 JTBC 보도 부문 사장을 영입하려 한다는 설이 끊이지 않는다는 기사를 읽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13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손 사장은 JTBC에서 언론 보도에 충실하며 잘 지내고 있으니 새누리당은 신경 끄고 민생이나 신경 써라'는 게 진 교수 글의 숨은 뜻으로 보인다.

손 사장에 대한 새누리당의 구애에는 절박한 구석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손 사장을 만난 바 있다. 김 의원은 손 사장과 접촉한 건 사실이지만 새해를 맞아 개인적으로 만난 것일 뿐이라며 서울시장 선거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해명했지만 손 사장 영입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이 민주당 측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항마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절박한 새누리당의 한 인사가 "손 사장은 십고초려(十顧草廬)를 해서라도 데려와야 하는 인물이다"고 말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손 사장을 영입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손 사장은 그간 정치인이 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누누이 밝혀왔다. 손 사장은 2009년 자신이 진행하던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홍준표 경남지사(당시 한나라당 의원)를 인터뷰하던 중 홍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 나간다는데 나갈 생각 있느냐"고 묻자 "오보"라며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그는 홍 의원이 "국민 앞에 맹세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 안 나간다"라며 못을 박았다.

그럼에도 정치권 영입설이 끊이지 않자 손 사장은 이듬해 7월 '손석희의 시선집중' 게시판에 "제가 안 나갈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이름을 거론하고, 그것이 언론에 한동안 운위되고 하는 와중에 제가 나서서 아니라고 하면 그야말로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이다. 공당으로서 온당치 않은 처사라고 생각한다. 마케팅 같다고 한 그 메커니즘을 모르는 바 아니면서 또 이런 글을 올려야 하는 이유를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알아주시리라 믿는다"라는 글을 올려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처럼 손 사장은 정치와 거리를 두는 삶을 사는 데 성공했지만 정치판은 그가 언론에만 집중하며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만큼 손 사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다. 김성태 의원과 만난 것만으로 선거판이 잠시 들썩인 데서 손 사장의 브랜드 파워를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리서치뷰의 지난달 29~31일 여론조사에서 손 사장이 이끄는 JTBC가 신뢰도 면에서 13.3%를 기록해 MBC(11.3%)와 SBS(11.1%)를 앞지른 것도 손 사장의 브랜드 파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손 사장은 지난해 9월 시사저널이 실시한 언론인 영향력 조사에선 9년 연속 1위를, 같은 달 시사인 조사에선 신뢰도 부문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가 서울시장 후보를 떠나 대권후보로까지 자주 거론되는 데는 이처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중적인 인기가 자리 잡고 있다.

손 사장의 자기관리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면 특유의 공격적인 인터뷰를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인터뷰 대상자를 사석에서 만나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친한 사람을 많이 만들면 안 되다보니 주위 사람들로부터 무심하다는 말도 많이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손 사장이 '오얏 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속담의 가르침을 충실히 지켜왔기에 새누리당 의원과의 점심 만남은 더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렇다면 손 사장은 왜 정치판에 뛰어들지 않으려는 것일까. 그는 2003년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흔히 하는 말로 정치판이 더럽고 그 더러운 물에 손담그기 싫어서도 아니고, 이미 정계에 진출한 선배 방송인들을 폄훼할 생각도 전혀 없다. 그냥 나는 정치에 뜻이 없고 나랑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직업을 통해 사회적 봉사까지 할 수 있으면 운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미 그렇게 살고 있다. 좀 더 큰일을 해야 한다? 정치가 좀 더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 한 얘기지만 자기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큰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정치인보다는 언론인이 자신의 적성에 잘 맞고 사회에 더 봉사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지난 1일자 보도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새누리당이 잠재후보들과의 1대1 가상대결에서 50.1~56.7%의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하며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우위를 보였다. 정몽준 의원은 50.2% 대 40.0%,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는 50.1% 대 35.1%, 나경원 전 의원은 55.2% 대 32.4%, 안대희 전 대법관은 56.7% 대 26.1%, 이혜훈 최고위원은 56.1% 대 24.0%로 각각 이겼다. 이 조사는 서울 거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RDD(임의걸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허용 오차는 ±4.4%포인트다. 서울시장 선거가 지방선거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나 영향력이 큰 만큼 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는 새누리당에 충격을 안겼을 법하다.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새누리당의 손 사장 영입설이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듯이 모락모락 흘러나오는 까닭은 그만큼 새누리당의 사정이 절박하다는 걸 반영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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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4/01/14 12: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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