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들 "'파크 하얏트 부산' 내부 훤히 들여다 보여 민망한 모습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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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8일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개관한 특급호텔 '파크 하얏트 부산'이 옆에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현대아이파크와 너무 가까워 주민들이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해 결과가 주목된다.

2일 현대아이파크 입주민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입주민 13명은 최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를 상대로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입주민 수십 명이 같은 소송을 내려고 준비중이다.

이들 주민은 현대산업개발이 현대아이파크를 분양할 때와 다르게 '파크 하얏트 부산'을 신축하는 바람에 조망권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통유리 외벽인 두 건물이 20m 안팎으로 가까워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등 사생활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망권이 반영된 분양가를 돌려주거나 계약을 아예 무효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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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대아이파크 T1 36층에 거주하는 A씨가 밤에 거실에서 일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보니 호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찍혔다.

객실 침대도 그대로 노출됐다.

또 T2 40층에 거주하는 B씨가 안방에서 휴대전화기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는 레스토랑 등의 내부가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고 호텔 고객이 복도에서 현대아이파크 쪽을 바라보는 모습도 고스란히 포착됐다.

이 때문에 상당수 입주민은 거실 창문에 사생활 침해를 호소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대책마련을 호소할 정도다.

'뭘 쳐다봐'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붙인 B씨는 "호텔 손님들이 자꾸 쳐다봐서 옷도 제대로 갈아입을 수 없는 실정"이라며 "시공사가 우선 내부가 보이지 않는 특수 필름 코팅이라도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A씨는 원색적인 플래카드를 내걸고 비키니 차림의 마네킹 2개를 창가에 두기까지 했다.

A씨는 "수험생인 딸을 두고 있는데 오죽했으면 집에 '섹스 금지'라는 플래카드까지 걸었겠느냐"면서 "대기업이 돈벌이에 급급하고 입주민의 사생활 침해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파크 햐앗트 부산'의 한 관계자는 "현대아이파크를 향한 객실 등에 블라인드를 설치하고 고객이 체크인할 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면서 "현대아이파크 주민과 시공사가 이른 시간 안에 원만하게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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