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일본 영화 '완전한 사육'을 연상케 하는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26일 호주 일간 디 에이지(The Age)에 따르면 멜버른 출신의 전직 항공 엔지니어 마이클 앨런 필그림(34)은 지난해 7월 자신이 즐겨 이용하는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던 여성을 납치했다.

필그림은 이 여성의 단골 고객이었으나 2011년 2월 여성이 갑자기 업소를 그만둔 뒤 다른 남성과 관계를 갖기 시작하자 여성을 납치하기로 결심하고 치밀한 계획을 짰다.

매우 지능적이고 운동으로 단련된 몸을 지닌 필그림은 수개월간에 걸쳐 멜버른 동남부 깁스랜드의 외딴 지역에 여성을 감금할 농가를 물색한 뒤 철저한 방음장치를 하고 바닥에는 고리볼트를 설치했다.

감금 장소를 마련한 그는 여성의 차에 몰래 위성항법시스템(GPS)를 설치하고 수주 간에 걸쳐 동선을 파악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필그림은 마침내 지난해 7월5일 멜버른 남부 프랭크스턴에 있는 여성의 집에 전기총과 칼 등으로 무장하고 침입, 여성을 납치해 미리 준비해둔 농가로 데려갔다.

그는 납치한 여성의 두 손에 수갑을 채우고 발목을 쇠사슬로 묶어 미리 바닥에 설치해 둔 고리볼트에 고정한 다음 "난 너를 죽이지 않고 '이용'만 하겠다"고 말하고 수일간 여러 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

필그림은 여성을 위해 난로와 담요, TV 등을 사왔고 두 차례에 걸쳐 여성을 차에 태우고 외출하기도 했다.

납치한 지 6일째 되던 날 여성이 앓기 시작하자 필그림은 인근 와라굴 병원 앞까지 태워다 줬고 여성이 병원에 입원한 지 열흘 뒤 시드니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필그림이 나를 성폭행할 때는 혹시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적극 '협조'했다"며 "마지막에는 왠지 그가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주 경찰은 필그림을 납치와 성폭행, 스토킹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으며, 다음 달 16일 멜버른 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외로운 중년 남성이 어린 여성을 납치·감금한 뒤 좁은 골방에서 둘만의 정신적·육체적 교감을 나눈다는 내용인 영화 '완전한 사육'은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 다양한 후속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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