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증거 성접대 동영상 실체는
화질 좋지 않아 누구인지 분명치 않아
"2008년 말" "2011년" 촬영시점도 명확치 않아
여성들은 "접대 동영상" … 윤씨는 "조작됐다" 주장

건설업자 윤모씨의 성 접대 의혹 사건의 물적 증거로 경찰이 확보한 약 2분짜리 동영상의 실체야말로 이번 사건의 분수령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고위공직자로 확인되면 성 접대는 의혹이 아니라 초유의 스캔들로 비화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유력 인사의 성추문으로 도덕적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경찰에 따르면 이 동영상은 노트북 화면에 띄운 동영상을 다시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컴퓨터 파일 형태로 저장한 것으로 화질이 좋지 않다. 인물의 윤곽은 분간이 되지만 영상만으로는 누구인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동영상에 나오는 목소리의 성문(목소리 지문) 분석을 의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동영상 내용에 대해서도 엇갈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와이셔츠에 속옷 차림의 남성이 젊은 여성을 뒤에서 끌어안고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부르다 성관계를 맺는 장면이 담겨 있고, 영상은 이를 앉은 상태에서 찍은 듯한 구도라는 점에서는 대체로 일치한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에 남녀 너머로 긴 소파가 보이고,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상 속 남성이 가수 박상철의 노래 '무조건'을 부른다는 말이 있는 반면, 라이너스의 노래 '연'의 반주음악이 나오고 사람들의 소음 때문에 남성이 부르는 노래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촬영시점도 명확하지 않다. 2008년 말 혹은 2011년 가을로 추측되는데 경찰은 "밑에 자막이 없어서 아직은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이 신속한 수사로 동영상의 실체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이처럼 갈수록 의혹만 분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궁금증만 커지면서 사건이 실체는 없이 마치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윤씨는 이 동영상을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여성들은 동영상 속의 남성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씨는 성 접대 의혹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씨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누군가 음해하기 위해 김 차관과 찍은 다른 동영상을 조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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