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마야인들이 만든 달력이 이달 21일로 끝난다는 이유 등으로 세계적으로 종말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종말론 관련 글이 늘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한국인 500명을 포함해 21개국 1만6천2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인의 13%, 미국인의 22%가 종말론을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7일 트위터 등을 보면 국내 SNS에서는 19일 있을 대통령 선거로 관심이 몰린 탓인지 종말을 예고하거나 우려하는 트윗은 찾기가 어려웠다.

국내 SNS의 종말론 관련 글은 대부분 남을 웃기려고 쓴 '드립'(애드리브에서 나온 말로 '어이없거나 공연한 발언'을 뜻하는 인터넷 새말)이었다.

특히 누리꾼들은 종말론을 크리스마스나 대선 등 일정과 연관지어 말하는 일이 많았다.

트위터 아이디 @w_vivente는 "(크리스마스인) 25일에 여자친구와 만나기로 했는데 21일에 (지구가) 멸망하면 안 된다"며 우는소리를 했고, @SYAFE_는 거꾸로 "21일에 지구가 멸망해서 부농('분홍'을 소리나는 대로 읽은 것으로 연인을 뜻하는 새말)의 크리스마스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lu_pn은 "지구멸망일이라는 21일은 인류 최대의 불금(주말을 앞둔 '불타는 금요일'을 뜻하는 새말)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신용카드 대금과 관련한 농담도 이어졌다. @gu_chic가 "21일 이후 지구가 멸망해도 25일 신용카드 청구서는 날아올 것 같다"고 말하자 다른 누리꾼들은 "무서운 말"이라며 떠는 시늉을 했다.

@__Nyong은 "21일이 종말이라니 아쉽다"며 "카드 대금 안 내고 싶은데 20일에 종말이 오면 안 되나" 하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선과 관련한 트윗도 많았다. @yoonphantom는 "21일에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19일에 투표하겠다"며 SNS 친구들의 투표를 독려했고 @psjohn_cho는 "대통령에 당선돼도 이틀 후면 끝이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자"고 말했다.

그 밖에 "부산에 눈이 오는 걸 보니 지구가 멸망하나보다"(@_xerorex), "지구가 멸망한다더니 내 인생만 멸망한 것 같다"(@newciferr) 등의 글도 있었다.

소설가 이외수 씨(@oisoo)는 트위터에서 "제가 60년 넘게 살았는데 지구 멸망설은 10년 주기로 되살아난다"며 "어느 해에는 고기나 실컷 먹고 죽겠다고 집집마다 가축들 다 잡아먹은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물론 지구는 아직도 건재하다"며 종말론이 대체로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마야 달력이 이날 끝난다거나 소행성이 충돌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종말론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배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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