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당한 딸 찾다가 성매매 피해여성 수백명 구출
아르헨티나에 사는 수산나 트리마르코(58)의 딸 마리타 베론(23)은 2002년 병원에 가던 도중 행방불명됐다. 트리마르코는 백방으로 딸의 행적을 찾아 헤맸지만 수확이 없었고 경찰 수사도 지지부진했다.
트리마르코는 베론이 인신매매 일당에게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결국 직접 딸을 찾기 시작했다. 전국의 사창가를 직접 찾아다니며 딸의 행방을 뒤졌다.
트리마르코는 이 과정에서 다른 누군가의 딸들인 성매매 피해 여성을 구출해 주거지를 제공하고 치료를 돕는 일도 시작했다. 그녀의 사연은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성매매 피해 여성을 돕자는 운동으로 발전했다.
성매매 피해 여성의 영웅이 된 트리마르코는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미국 국무부가 주는 '용감한 여성상'도 받았다.
트리마르코가 널리 이름을 알리자 아르헨티나 정부도 팔을 걷고 그녀의 활동에 힘을 보탰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트리마르코의 노력을 높이 사 인권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또 사법 당국은 베론을 납치해 인신매매 일당에 넘긴 관련자 13명을 법정에 세우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녀의 딸은 아직 어머니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성매매 업소에서 탈출한 일부 여성으로부터 베론의 모습을 봤다거나 베론이 스페인 사창가로 팔렸다는 등의 증언이 나왔지만 베론의 행방은 묘연했다.
트리마르코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우울한 삶이지만 처음 성매매 피해 여성을 구해낸 날을 잊지 못한다"면서 "처음 지옥같은 그곳에 갔을 때 내 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내 딸을 납치한 파렴치범들이 나를 보며 웃을 때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트리마르코는 "내 일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면서 "내 가슴 속에 베론은 아직 살아 있다. 딸을 찾을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