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업체 400곳·회원 20만 연결… 100억원 챙겨
국내 최대 성매매 사이트 적발…업체당 30만~60만원 소개비
인터넷 주소 수시로 바꿔가며 팔로어 1만 8000명에 배포
호화 생활 30대 운영자 검거

회원 수 2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해온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2일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만들어 성매매 업소와 성매수자를 연결해주고 5년 동안 100억여원의 광고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송모씨(35)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2008년부터 지난달 초까지 외국에 서버를 둔 '여톱(女Top)'이라는 이름의 사이트를 만든 뒤, 성매매 업소의 광고를 실어주는 대가로 업소 400여 곳으로부터 월 30만~60만원을 국외 은행 계좌를 거쳐 국내 대포통장으로 송금받아 연간 2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가 만든 사이트는 등록 회원이 2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이트는 유흥업소는 물론 오피스텔 성매매, 키스방 등 다양한 종류의 성매매 업소에 대한 정보를 실었다"며 "성매수자들은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한 뒤 성매매 업소의 위치와 여성 종업원 사진, 이용 후기 등 정보를 보고 업주에게 전화로 사전 예약을 하는 방식으로 성매매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이트가 알려진 뒤에는 송씨가 홍보를 하지 않아도 성매매 업소 업주들이 광고를 앞다퉈 요청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몇 개월에 한번씩 사이트 주소를 바꾸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팔로어 1만8,000여명에게 바뀐 사이트 주소를 알려줬다. 경찰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사이트 주소를 바꾼데다 SNS 계정도 해외 서버에서 만들어 추적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송씨는 성매매 업소로부터 광고료로 받는 돈을 해외 은행 계좌로 송금하게 한 뒤, 돈세탁을 거쳐 국내 대포통장 20여 개로 송금받아 전액 현금으로 인출하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방대 출신으로 일정한 직업이 없던 송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고급 주상복합 건물에 살면서 고가 외제승용차 2대를 리스해 타고 다니는 등 호화 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사이트가 송씨 혼자 운영하기에는 회원 수나 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고, 해외 계좌를 통해 돈세탁을 한 점 등을 감안할 때 국내외에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폴을 통해 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 사이트 외에도 대형 인터넷 성매매 알선 사이트 10여 개가 국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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