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백인男 실상과 일그러진 가치관 ④] 한국말 작업 멘트는 기본… 영어 강사라는 직업으로 어필

[제휴기사=CBS 김연지 기자] 지난 13일 금요일 밤 11시 30분 이태원의 L 클럽. 귀가 멍멍하도록 꽝꽝 울려퍼지는 음악소리에 한국 남녀와 외국인들이 한데 어울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늦은 밤이었지만 이들의 얼굴엔 활기가 넘쳐 흘렀다.

안개가 낀 듯 자욱한 담배 연기 사이로 한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이성을 찾는 듯한 남성들의 눈빛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몇몇 외국인 남성들은 춤추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훑어보며 맥주를 들이켰다.

한국 남성들과 차이가 있다면 외국인들은 좀 더 과감했다. 마음에 드는 여성을 찾았는지 한 외국인 남성은 입가에 여유있는 미소를 지으면서 한 여성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자연스레 여성의 등 뒤에 자신의 몸을 밀착시키고 여성의 몸을 더듬으며 춤을 추기 시작하는 외국인.

갑작스런 스킨십에 당황하는 여성은 '좀 떨어지라'는 표현을 했지만 외국인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치 좋으면서 왜 그러냐는 듯, "Oh~ Come on"이란 말을 연발할 뿐이었다.

밤이 깊어지고 음악소리에 맞춰 환호성도 커졌다. 한 외국인이 기자에게 다가와 어깨에 아무런 양해없이 손을 얹었다. "혼자 왔냐"고 묻더니 "함께 놀자"며 무대 쪽으로 손을 잡아 끌었다.

금발에 뾰족한 턱을 가진 그는 군인이냐는 물음에 강한 손사래를 쳤다. "오 노~ 나는 영어 선생님이에요. 분당의 한 학원에서 가르쳐요" 그는 교육자임을 강조했다.

"이제 돌아가야 된다"며 같이 놀자는 그의 제의를 마다하자 "원하는 만큼 술을 다 사주겠다"며 뒤에서 끌어 안으며 술을 강요하기도 했다.

외국인 남성에게 한국 여성의 이름, 나이, 직업 등은 중요하지 않은 듯 보였다. 함께 즐길 수 만 있다면 그만. 밤이 깊어지고 점점 술이 오를수록 차마 보기 민망할정도로 격렬한 춤사위가 이어졌다.

14일 토요일 새벽 1시. 클럽 밖 이태원 거리에서도 외국인 남성들의 추파는 계속됐다. 외국인들은 길거리 포장마차에 앉아 지나가는 한국 여성들에게 "hey~ hey~"를 연신 외쳐댔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자 윙크에, 두 팔을 높이 흔들면서 자신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같이 술 한잔 하자는 뜻이었다.

여성이 그냥 지나가 버리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다음 대상을 주시한다. 물론 다음 대상은 그 뒤에 오는 한국 여성들이다.

이들에게 "한국 여자 예뻐요" "이름이 뭐에요" "술 한잔 할래요" 정도의 한국말은 기본이다.

특히, 영어 강사의 경우 자신의 직업을 자랑처럼 내세운다.

한국어가 유창하다는 말에 이들은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오래 가르치다 보니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다"며 웃어 보였다.

한 남성은 "얼마 전까지 00방송에서 어린이 대상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말해 취재진의 귀를 의심케했다.

물론 이태원 클럽 밤거리 풍경 하나만으로 한국에 머무르는 있는 모든 외국인 남성을 매도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기자가 본 이날 이태원 밤 거리 외국 남성들의 모습은 그저 한국 여성을 노리는 사냥꾼에 불과해 보인 것은 사실이다. 말 그대로 'White Hunter'들이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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