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으로 싸운다" 이번에는 남성팬이 사진 두 장 게재
진중권 "사과 대신 공격적 변명으로 입장 정한 모양" 비판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지지자들의 비키니 시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의 지지자인 한 남성이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와 정 전 의원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홈페이지에 자신의 누드 사진을 올렸다.

이 남성의 이름은 정 전 의원 팬카페 회원이자 정 전 의원의 전담 사진작가인 최영민(37)씨. 그는 정 전 의원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잇따라 공개해 정 전 의원 지지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꽤 높은 인물이다.

프로사진 작가인 최씨는 2일 직접 찍은 자신의 누드 사진 두 장을 올리며 "비키니 정도로 여성성을 논하는 시대의 유치함을 조롱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일부 여성이 비키니 시위 사진을 올려 여성 비하 논란을 부른 데 대해 직접적으로 반발하는 것이어서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식상한 1인 시위는 갔다. 우린 우리 식으로 싸운다"며 "내 모델(정 전 의원) 왜 잡아가냐? 오죽하면 내가 셀카질을 해야겠냐"라고 말했다.

최씨의 사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에는 "너무나 멋진 아름다운 사진이다" "사진 멋지다. 셀카로 이런 멋진 예술을 만들어 내다니" "우리 식으로 싸운다. 우린 종자가 다르다"라며 최씨를 지지하는 정 전 의원 지지자들의 글이 올라와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딴지일보에서 나온 나꼼수에 사과를 요청하는 건 좀 아닌 거 같다. 원래 저급한 표현으로 빵 터지는 곳인데…"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시사·문화 비평가 진중권씨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비키니 시위. '사과' 대신에 공격적 '변명'으로 입장을 정한 모양?"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 네티즌은 "의도는 알겠으나 남성누드 또한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성희롱하고서 억울하면 너도 해 하는 식이랄까. 저번 (정 전 의원 여성 지지자가 올린) 비키니 사진을 보며 분명 적지 않은 사람들 수치스러움과 민망함을 느끼던데…. 이런 문제에선 민망하고 불편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만두고 '불편했다면 미안하다. 이제 그만하자'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한편 나꼼수는 1일 공개한 '봉주 4회' 방송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비키니 시위 사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나꼼수의 계속되는 침묵으로 비키니 시위 사진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비키니 논란' 나꼼수는 말이 없었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1일 공개한 '봉주 4회' 방송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 석방 촉구 여성 '비키니 시위' 사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나꼼수의 계속되는 침묵은 논란을 더욱 확산시킬 전망이다.

나꼼수는 김어준, 김용민, 주진우씨등 3명이 진행한 이날 방송에서 10ㆍ26선거, 선관위 시스템 등을 다루었으나 여성 비하,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비키니 시위 문제는 방송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비키니 시위 사안에서 여성이 성적으로 동원되는 방식, 반인권적으로 콘텐츠가 소비되고 유통되는 방식에 반대한다"는 트위터 논평을 냈던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대표는 "나꼼수가 책임 있는 공식 입장을 밝혔으면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비키니 시위 사진이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후 여성계는 물론 나꼼수 지지층에서도 "나꼼수가 영향력 있는 매체가 된 만큼 성희롱 소지가 있는 발언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옳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날 '봉주 4회' 방송이 나간 후 트위터에는 "비키니 시위 사태 사과는커녕 언급도 없다. 나꼼수 멤버들이 마초들임이 판명되는 순간이자 영향력 있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팬심으로 유지되는 일개 해적방송으로 그 정체성을 굳히는 계기"(@jjanggamami), "나꼼수의 비도덕적 언행은 질타를 받아야 한다"(@NeverBeShaken)는 등의 비판이 올라왔다.

반면 "나꼼수가 찍은 사진도 아닌데 왜 나꼼수가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해프닝으로 끝날 일을 퍼 나르는 언론에 의해 확대 과장된다는 느낌"(@Carrotboy), "비판하려면 본질을 비판해야 한다. 나꼼수에서 지금까지 제기한 이슈들을 가지고 비판하라"(@choi3900)는 등 반박도 이어졌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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