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통해 상대 몸 보면서 즐겨…
마음에 들면 오프라인서 만남

누구나 한번쯤은 접속해 봤을 채팅사이트. 그곳에는 유독 비밀번호를 걸어 놓아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채팅방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화상캠을 이용해 은밀한 곳을 보여주거나 채팅을 통해 서로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이 허다하다. 심지어 음란물을 서로 공유하면서 동시에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도 연출된다. 이들은 왜 가상섹스에 열광하는 것일까? 사이버 섹스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근 인터넷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터넷 중독'에 이어 '사이버 섹스 중독' 증세를 겪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중독자들은 많은 시간을 인터넷 접속에 투자하고 있고 대부분 포르노를 포함한 음란물 검색에 혈안이 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방안에서 눈치 볼 필요 없이 성에 탐닉할 수 있다는 이유 외에도 관음증적 쾌락 때문에 인터넷 성 중독증이 증가한다"고 분석한다.

필자는 사이버 섹스에 빠진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기 위해 한 성인 채팅 사이트를 찾았다. 밤 10시가 넘어선 시각이라 그런지 낯 뜨거운 방제들이 눈에 띄었다.

방제 "뜨거운 밤 둘이서"에는 여러 사람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제한 인원이 두 사람으로 한정 돼 있었다. 상대남의 아이디는 '탐나는 **'. 그는 39세 유부남으로 자영업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여성 아이디로 접속한 필자를 여자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갑자기 자신의 성기 사진을 채팅창에 띄우며 "어때? 달아오르지?"라며 필자의 반응을 떠봤다.

필자는 "그럴 듯하다"라고 응답했다. 그러자 상대남은 적극적으로 돌변했다. "캠으로 몸을 보여 줘", "흥분 수치가 최고조에 달했어. 우리 만나서 서로의 몸을 느끼는 거 어때?" 등의 글은 물론 신음소리 하나하나 글로 표현하고 나섰다.

필자는 상대남에게 하루에 이런 야한 채팅을 얼마나 즐기는지 물었다. 그는 처음엔 화장실 갈 때 말고는 계속이라며 장난처럼 얘기하더니 나중엔 "퇴근 후 집에 와서 4~5시간 정도"라고 대답했다.

그는 계속해서 "아내와 하루 종일 붙어있기 때문에 이런 재미라도 없으면 무슨 낙이 있느냐"며 "아내와 잠자리를 한지 석 달은 족히 지났지만 실제로 섹스를 하는 것보다 화면으로 서로의 모습을 보며 자위를 하는 것이 훨씬 쾌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번엔 남성 아이디로 접속을 하고 채팅방을 찾아가 봤다. 아이디 "줄줄***"라는 여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여성은 당당히 자신을 22세 여대생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빠, 영계의 기운을 느껴보고 싶지 않아요?"라며 속옷을 보여주며 말을 걸어왔다.

이런저런 끈질긴 질문 끝에 여대생은 "좀 논다는 친구들은 남자친구와의 잠자리를 통해 첫 경험을 해요. 하지만 나 같은 여학생들의 경우 남자와 잠자리를 갖는 것은 두렵고 겁이나요. 그래서 이곳에서 자위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취재 도중 충격적인 사람들도 만났다. 남녀 두 사람이 자신의 성교 장면을 캠을 통해 버젓이 보여주며 자신들의 모습이 어떤지에 대해 관전평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행위가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들은 채팅을 하다 만난 사이라고 했다. 가끔씩 만나 잠자리를 해 오던 중, 남성이 '관전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여성도 얼굴만 공개되지 않는다면 상관없다며 찬성했다고 한다.

평범한 잠자리에 쾌감을 느끼기 힘들던 두 사람은 새로운 섹스놀이를 즐기게 된 것이다. 여성은 "더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이 없을까 해서 웹서핑을 하다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한 거예요. 누가 보고 있다는 생각에 긴장도 되고 색다른 기분도 들죠"라고 말했다.

취재를 하는 3시간동안 필자에게 성에 관한 방제로 초대하는 경우가 총 50여건에 달했다. 그야말로 쉴 새 없이 초대문구가 떴다. '번섹', '카섹', '컴섹' 등의 섹스파트너 제안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인터넷은 가히 '성(性)의 장터'였다.

한국 성과학 연구소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자가 직장은 물론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듯 섹스 중독자들도 성적 강박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게 된다. 요즘은 컴퓨터만 켜면 원하는 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횟수나 양적인 면에서도 증가한 추세"라며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반복하고 있다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 사이버 섹스란?

사이버 섹스란 온라인상에서 신체적 접촉이 아닌 다른 매체를 이용한 섹스를 말한다. 보통 캠을 통해 상대방을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화상채팅을 통해 이뤄지는 사이버 섹스는 한걸음 더 나아가 '번섹'이 이뤄지기도 한다. 번섹이란 번개+섹스의 줄임말로 채팅방에서 대화를 하다 즉시 오프라인에서 만나 섹스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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