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 텍사스촌, 주상복합 단지로… 정비안 가결

국내 대표적 집창촌(성매매 집결지)인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 일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10일 제26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하월곡동 88의 142 일대 5만5,196㎡에 대한 '신월곡 제1도시 환경정비계획안'을 가결했다.

이 지역은 이미 성매매 업소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며 앞으로 최고 39층의 주상복합 건물 9개동, 1,192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조감도) 이에 따라 2003년 11월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돼 개발 논의가 시작된 지 5년여만에 개발이 본격화된다.

'미아리 텍사스촌'은 1970년대 초 서울역 앞 양동 등지의 성매매 여성들이 경찰 단속을 피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텍사스라는 명칭은 당시 유행하던 서부활극에서 총잡들이 말에서 내려 1층 바에서 술을 마신 뒤 2층으로 옮겨 성매매를 하는 상황을 빗대 유래한 것.

인근의 길음동, 관악구 신림동 등과 더불어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 중 하나인 이 곳은 한때 1,000여명에 달하는 성매매 여성들이 종사하면서 국내 최대의 집창촌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2000년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이 청소년 성매매와의 전쟁을 선포, 불법 성매매 업소 단속에 나서고 2004년 성매매 방지법이 시행되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2005년에는 화재로 업소에 갇혀 있던 여성 4명이 숨지면서 노후 주택들이 철거되는 등 옛 홍등가의 모습은 점차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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