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베일이 성적재미 부추겨"… '성희롱 최다 발생국' 불명예

이슬람 여성들에게 보편화된 '머릿수건'을 통칭하는 히잡(Hijab).

머리와 얼굴은 물론 발 끝까지 몸 전체를 가리고 눈 주변만 망사로 된 부르카(Burqah).

히잡과 부르카의 중간형태로 눈은 내놓고 얼굴 전체를 감싸는 니캅(Niqab)….

이슬람 종교와 여성의 순결을 뜻하는 전통복장으로 이슬람의 상징이다. 또한 외간 남자들에게 여성의 신체를 감추면서 이른바 '성적(性的) 도구화'를 막는 이슬람의 오랜 전통이다.

그런데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에서는 오히려 '베일'을 착용한 여성들을 상대로 성희롱이 만연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스트는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이집트에서는 '베일 착용'을 독려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정작 성희롱 사건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집트에서는 대낮 거리에서 베일을 착용한 여성들의 몸을 손으로 더듬거나 휘파람을 불며 성희롱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집트 여성들은 "히잡(Hijab)이나 니캅(Niqab)이 외간 남성들의 성희롱을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나설 정도.

힌드 사예드(20)는 "여성들이 두른 히잡이 오히려 남성들을 더 자극하는 것 같다"면서 "베일을 두르면 두를수록 남성들에게는 (성적) 재미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성희롱을 겪다 못해 오래 전에 베일을 벗어 던졌다는 모나 엘타하위(41)는 "증가추세에 있는 베일 착용이 어떤 면에서는 성희롱을 더욱 만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여성들은 베일이 성희롱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집트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노상 성희롱이 가장 빈번한 국가 가운데 하나라는 불명예 기록을 갖고 있다.

최근 이집트의 여성 인권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집트의 악명높은 노상 성희롱은 '위험'이 아닌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외국 여성의 98%와 이집트 여성의 83%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대답했으며 응답자의 절반은 매일 거리에서 성희롱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 여성들에 따르면 이집트에서는 심지어 경찰관이나 보안요원들도 때때로 성희롱을 할 정도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체 여성의 80%가 베일을 착용하고 있는 이집트는 '성희롱 최다 발생국'의 오명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베일을 착용할 것을 여성들에게 강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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