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미망인·이혼녀 차별 '세계 최악'… 美 여론조사기관 "전 세계적 현상"

한국이 미망인이나 이혼녀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회로 꼽혀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월드퍼블릭오피니언(WPO)이 지난 1~5월 중국, 미국, 인도, 프랑스, 한국 등 17개국에서 1만7천595명을 대상으로 각자 속한 국가의 미망인ㆍ이혼녀 차별 실태를 평가토록 한 결과 한국이 '차별 수위'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한 것.

WPO가 23일 '세계 미망인의 날'을 맞아 발표한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 미망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응답은 81%에 달했다.

터키(70%), 팔레스타인(61%), 나이지리아(58%), 중국(54%) 등이 그 뒤를 이었으나 한국과는 그 차이가 컸다.

심지어 힌두교 문화 때문에 미망인에 대한 차별과 멸시가 심하기로 악명이 높은 인도에서조차 "미망인에 대한 차별이 있다"는 대답은 35~42%에 불과했다.

한국은 이혼녀에 대한 차별에 있어서도 선두를 달렸다.

"한국에서 이혼녀는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다"는 응답은 82%로 이집트(80%), 터키(72%), 팔레스타인(53%), 이란(51%) 등을 앞선 것이다.

물론 미망인이나 이혼녀에 대한 차별이 한국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설문에 참여한 17개국 가운데 12개 국가에서는 "이혼녀나 미망인은 다른 여성들에 비해 상당한 차별을 당한다"는 응답이 평균 40%에 달한 반면 응답자의 대다수가 "차별이 전혀 없다"고 답한 국가는 1~2개에 불과했기 때문.

특히 일부 후진국에서는 미망인의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아 남편을 잃은 여성은 모든 재산을 강탈당하고 아이들과 함께 거리로 쫓겨나기까지 하는 실정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미망인이나 이혼녀들은 어느 사회에서든 차가운 시선에 시달리며 힘겨운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WPO의 스티븐 컬 대표는 "미망인이나 이혼녀에 대한 차별은 일부 전통적인 국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라면서 차별 철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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