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여성 3명 가운데 1명(35%)꼴로 밤에 지하철 화장실에 갈 때 신변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3월19~23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 129개 지하철역 화장실 주변 여자 승객 856명을 대상으로 현장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 승객 35%가 이같이 답했다.

'안전에 위협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는 44.5%가 '취객이나 치한과 마주칠 가능성'을 꼽았으며 '후미진 곳에 있어 가기가 꺼려진다'(24.4%), '성폭력 위험이 있다'(6.5%) 등을 들었다.

이 때문에 가급적 '용변을 참고 집까지 간다'(30.8%)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간다'(23.1%)는 등 화장실 이용을 꺼린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여성 승객들은 지하철 화장실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외지지 않은 위치 ▲비상벨 설치 ▲견고한 잠금장치 ▲문과 바닥 천장 틈새 제거 ▲정기 순찰 순으로 대답했다.

또 재단이 3월28~29일 1~8호선 전 노선 여자화장실 284곳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서 3호선 화장실의 35.5%와 4호선 화장실의 40%가 지나가는 승객들이 여자 화장실을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로 노출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8호선 화장실 31.3%와 2호선 29.8%는 화장실에 비상벨이 달려있지만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5호선(88%), 7호선(93%), 1호선(85.7%), 2호선(75.4%) 등 대부분 노선의 화장실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갔을 때 편의시설이 없었으며 기저귀 교환대가 없는 경우도 7호선은 76.7%, 5호선(75%), 8호선(68.8%) 등이었다.

서울시는 고장 난 비상벨을 수리하고 올해 안에 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숫자를 135개에서 322개로 늘려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