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성진
▶ 정치 전문 대기자,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광고 마케팅(인터널) 전문가
▶ 교수, 기업 영업이사, 대선캠프 특보까지
▶ ‘예측불가’ 다양한 행보
▶ 정치-법조-언론-재계 폭넓은 인맥
▶ ‘항소법원 설치’ 법안 개정 주도
▶ “코바코, 2022년 말 적자 대폭 줄여”
▶ “2023년 흑자 전환 목표”
▶ 공익 사업 기반 각종 투자사업 활발
▶ 영화산업, 대중음악 등 그 외
▶ 중소기업 지원 및 정부 부처와도 긴밀한 소통
▶ “남을 배려하는 삶, 결국은 그게 자산”
▶ 취미는 등산, 당구
▶ 조용필 노래, 클래식, 국악 애청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올해로 창사 40주년을 맞이했다.

코바코는 지난 5월 ‘변치 않는 초심, 새로운 변화’라는 슬로건으로 창사 4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김기만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보전, 광고·마케팅을 통한 미디어와 광고주의 성장, 이를 통한 국민 편익 향상이 우리의 임무와 지향점이고 미디어 광고 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공사가 앞장서 추진할 것”이라며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미디어와 방송광고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도록 진흥 인프라를 강화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한 “중소기업 마케팅 지원 강화와 공익광고 확장을 통해 공공 마케팅 부문의 전문성도 제고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달이 채 되지 않아 코바코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이끄는 수장인 혁신성장본부장(상임이사)에 기자 출신의 강성주(61)를 내정했다. 임기는 2023년 6월까지다.

최근 뉴미디어의 발달 등에 따른 광고시장의 다변화로 코바코는 매년 100억 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 전문기자 출신이 과연 코바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사진=조성진
그런데, 그간 강성주 혁신성장본부장이 걸어온 길을 보면 매우 흥미롭고 그만큼 기대 또한 갖게 한다. 광화문 프레스센터 내 혁신성장본부에서 강성주 본부장을 만났다.

강성주 본부장은 1960년 전북 순창에서 2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남동생(넷째)은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에서 입지를 구축한 유명 사업가다.

강 본부장은 전주고, 원광대(영문학)에 이어 서강대 대학원에서 광고 마케팅을 전공했다. ‘인터널 마케팅’ 연구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는데, 당시 인터널 마케팅 분야는 국내에선 생소한 영역이라 학계 관심을 끌 만했다. 그는 미국 내 100여 개 기업의 소통 사례를 중심으로 한 이 연구 논문을 완성해 지도교수에게 보여줬다. 지도교수가 논문을 검토하고 있는 와중에 박사과정에 있던 다른 학생이 연구 논문을 들고 왔다. 이 논문을 잠깐 훑어보던 지도교수는 “석사 학위 논문 수준이 이 정도인데 이걸 박사학위 논문이라고 가져오나?”라며 핀잔을 준 일화도 있다.

서강대 대학원에서 광고 마케팅을 전공하며 전 과목 A(4.3 만점에 4.06 학점)를 받아 줄곧 성적장학금을 받았을 정도다. 이렇게 공부에 몰두하다 보니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을 하기도 했다.

강성주 본부장은 80년대 후반 전북도민일보에 입사하며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사회부, 정치부 등 여러 부서를 두루 거치며 7년간 재직했고 이어 무등일보 정치부 기자로 3년간 일했다. 그러나 IMF가 터지며 무등일보도 재정난으로 부도를 겪게 됐고 그는 물만두로 유명한 ‘취영루’ 혁신영업본부 이사로 입사해 4년 반 가량 근무했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행보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사진=조성진
강 본부장은 2004년 12월 다시 전북도민일보 정치부 기자로 복귀해, 청와대 출입기자 및 출입기자단 간사 등 여러 활동을 하며 10년간 재직했다. 정치 전문기자로 활동하며 공익을 위한 주요 사안들을 이뤄냈는데, 대표적인 게 국내 최초로 ‘전주 항소법원 설치추진위원회’를 설립해 관련 법률 개정을 한 것이다.

강성주, 김승한 전북도 교육감, 법무법인 ‘백제’ 김점동 대표 등 3인으로 출발해 현행 전국 5개 고등법원 체제가 각 지방법원 수에 맞춘 18개 항소법원 체제로 바뀐다는 내용의 대법원 조직 개정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지역별로 지방법원이 있는 지역에 따로 항소법원이 들어서는 것으로 전주는 전주 항소법원이 들어서고 서울은 서울 중앙과 동부, 서부, 남부, 북부에 각각 항소법원이 생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전북도민일보(정치부 부국장)에 이어 아주경제 대기자, 그리고 2016년 ‘문화저널21’ 부사장으로 선임됐고 2017년엔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미디어 특보’로 뛰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과 함께 강성주 본부장 또한 청와대 입성이 기정사실화된 듯했으나 바로 이즈음 아내가 췌장암 판정으로 병원에 실려 갔다. 올해로 결혼 33년 차가 되지만 슬하에 자식이 없는 강 본부장은 결국 아내 병간호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놓아야 했다. 교수(웅지세무대)였던 아내는 현재까지 투병 중이며 이제 암이 온몸으로 전이돼 ‘각오’를 해야 하는 상태다. 마음가짐을 해두니 오히려 이제 일에도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내년 말까지 코바코의 매출을 100억대로 늘려 적자 부분 상당수를 채우고 2023년엔 흑자전환이 목표입니다.”

“공기업으로서 국민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직, 그리고 방송광고 문화 정착에 이바지해 나갈 수 있는 더욱 많고 다양한 것들을 끊임없이 시도할 것이며 디지털 시대에 적극 대응하는 다채로운 것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진=조성진
강성주 본부장은 인터뷰 내내 ‘공익 부문 중점’을 강조했다. 그는 영화산업 펀드 및 대중음악 전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사업 및 지방 방송사 등 중소기업 지원, 그리고 중기부, 행안부, 산자부, 문체부 등 정부 부처와 소통, 특히 방통위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물론 코바코가 적극적으로 사업 전반 탄력을 받기 위해선 관련 법안 개정도 필수적이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부응해 각종 디지털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2021년 AI 광고영상 아카이브 서비스 ‘아이작(AiSAC)’이 대표적 사례다. 아이작은 광고영상에 딥러닝 영상 인식기술을 적용, 장면별 객체 정보를 인식하고 빅데이터화해 아카이브로 제공하는 대국민 서비스다. 장면(Scene) 단위로 나뉜 영상과 메타데이터, 이용자 영상의 딥러닝 체험 공간을 구현했다. 코바코는 이걸 통해 자동으로 광고 스토리보드를 기획·제작할 수 있는 ‘대국민 개방형 광고 창작지원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모든 신성장 사업을 주도하는 부서가 바로 혁신성장본부다.

정치 전문기자 외에 광고 마케팅 전문가, 기업 영업이사, 대학교수(군장대 호텔관광과), 심지언 대선 선거캠프에서 직접 뛴 이력까지 그가 걸어온 행보는 다채롭기 그지없다. 광고/마케팅 식견과 저널리스트, 그리고 위에서 알 수 있듯이 공익 관련 숙제를 마무리하는 ‘해결사’로서의 면모까지 겸비한 것이다.

강성주 본부장은 예전엔 소주 1~2병 정도의 주량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다. 담배는 하루 한갑. 취미는 등산과 당구인데, 당구 실력은 250 정도라고. 집 근처 일산 호수공원을 걸으며 건강관리 및 사색 하는 걸 좋아한다.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로마의 휴일’이며, 음악은 조용필 노래를 필두로 클래식, 국악을 즐겨 듣는다.

“남을 배려하는 삶, 베풀며 살자! 제 좌우명이기도 하고 결국은 이런 게 자산이 되는 거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어요.”

“백제문화를 다룬 저작물을 집필 중인데 조만간 탈고 예정입니다. 그리고 바쁘게 살다보니 잘하지 못했던 것들, 예를들어 지인들과 어울리며 즐기는 시간도 자주 갖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