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백재현. 팬덤북스. 396쪽. 1만6000원.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우리에게 1월1일은 새해 첫 날이지만 누군가에겐 혁명을 이룬 날이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를 중심으로 한 혁명군들이 바티스타 정권을 몰아낸 ‘쿠바 혁명’이 1959년 1월1일 일어났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선생님을 향해 유치한 장난을 걸던 4월1일 만우절은, 우리를 스마트폰 세계로 이끈 스티브 잡스가 ‘애플(1976년)’을 설립한 날이다.

책 ‘1일 1페이지 그날 세계사 365’는 마치 세계의 일기장 같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한 권에 담았다.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365일 오늘의 역사가 한 눈에 읽힌다.

책 카테고리는 사건, 역사, 정치, 경제, 문화, 건축, 발명품, 인물, 과학 총 9개로 분류돼 있다. 매 꼭지마다 키워드를 넣어 그 날 세계사 특징이 한 눈에 들어오도록 구성했다. 이 날은 어디에서 어떤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는지 부록으로 마련된 ‘그날 세계사 연대표’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정의했다. 그는 역사가 현재 인식 관점에 따라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하면서 역사 인식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그 대화의 결과로 성립되는 것이 바로 ‘역사‘라고 말했다.

E.H 카에 따르면 역사가와 과거인(역사적 사실)의 대화는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서가 아니라, 역사가의 상상력과 기록이라는 매개물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렇다면 역사는 과연 객관적인 것일까, 아니면 주관적인 것일까? 역사적 기록에는 언제나 기록자의 주관적 견해나 외부적인 논조, 잘못된 오류가 끼어들 수밖에 없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 사실을 전방위적으로 고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역사는 역사가의 해석에 따라 신화가 되기도 하고, 전설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픽션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역사적 사실은 과거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게 만드는 현미경이 되기도 하고, 현재를 바라보는 안경이자, 미래를 읽어내게 만드는 망원경이 되기도 한다. 비록 그 미래가 뿌연 안갯 속에 갇혀 있을지라도 말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과거 즉, 역사적 사실이 없다면 현재도 없을뿐더러 미래는 더욱 요원해진다. 결국 과거의 역사적 사실은 지금 오늘의 그림자인 동시에 미래의 청사진인 셈이다.

저자 백재현은 기자 출신이다. 현재 부산·울산·경남 유일 일간경제신문인 리더스경제신문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장황하게 설을 푸는 역사가들처럼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거나 해석하는 대신 역사적 사건과 인물, 사실 등 ‘팩트 기록’에 충실했다.

이런 팩트 기록 너머에 있는 역사적·사회적·문화적·정치적·경제적 고민과 인류가 추구했고 앞으로도 지향해야 할 휴머니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초·중·고등학생들이 읽으면 좋겠다. 세계사에 대한 지식과 교양을 전달할 뿐 아니라 유구한 역사 속에 쌓인 과거와 현재를 공유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또 역사 속에서 인간의 참모습, 세계사 뒷이야기, 사건 인과관계, 전쟁의 비극, 다양한 발명품, 과학기술의 의미, 역사 속 미스터리, 감동적인 인물, 세상에 대한 겸허한 시선 등을 발견하는 역사 지식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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