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은 위장관장애를 비롯한 과민성대장증후군, 소화불량, 역류성식도염, 변비 및 설사 등의 소화기질환을 한번쯤 경험해볼 정도로 과도한 스트레스와 만성 피로 속에서 살고 있다.

이에 따라 소화기내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초음파, 내시경과 같은 검사로도 발병 원인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신경성’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이후 처방받은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게 되면 또다른 병원을 방문해 다시 검사를 받거나 한의원을 찾아가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그 해답은 자율신경에 있을 수 있다. 자율신경은 척추 앞쪽을 지나는 신경이다. 흉추 부위에서 위, 소장, 대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의지와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조절이 이뤄지는데, 자율신경장애가 있는 경우 위장관 운동에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극심한 스트레스가 축적되다 보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긴장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교감신경의 항진이 해소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강도가 심하거나 누적된 상태라면 인체가 휴식이나 충전 등의 적절한 대응을 못하는 상태에 이르면서 자율신경의 장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원인 미상의 다양한 증상들이 발현되는 것이다.

평소 예민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 중 일부는 속이 답답하고 더부룩한 위장관 불편함이 지속되는 악순환을 거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소화까지 전혀 되지 않아 장이 딱딱해지는 느낌이 들고, 심할 경우 장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복통까지 호소할 수 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입맛까지 떨어지고 소화도 되지 않아 정상적인 식사를 할 수 없어 몸의 에너지까지 떨어져 면역력과 대사활동마저 저하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자율신경계는 기타 신경계와 달리 MRI에서조차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디스크나 협착증 등 신경압박처럼 수술적인 치료방법을 적용할 수 없어 단기간에 치료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율신경은 각각 분절마다 특징적으로 조절하는 인체 및 장기의 기능이 있다. 환자 증상 발현 양상이나 패턴을 바탕으로 역으로 문제가 될 만한 자율신경을 찾아가며 치료해보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초음파나 C-arm이라 하는 방사선 장치를 사용해 자율신경이 지나는 위치를 파악한 후 주사나 성상신경차단술, 상교감신경차단술, 중교감신경차단술, 흉추교감신경차단술, 요추교감신경차단술 등의 자율신경치료 방법들을 적용할 수 있다.

마디힐신경외과 오민철 신경외과 전문의는 “원인을 찾기도 치료하기도 까다로운 자율신경장애는 평소 일상에서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잘 실천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고, 과로하지 말고 규칙적인 운동 하기 등을 생활해 나가는 것이 자율신경장애 및 자율신경실조증에 걸리지 않는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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