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자유, 젊음을 찬양한 신곡 `구룡' `늘' 발표

부여에서 자유 만끽하며 젊음과 자유를 노래하는 행복 전도사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후원, 부여 출신 뮤지션 조용연 추모…가수 송인상 찬조출연

열창을 하고 있는 고예은.
은은한 한 젊은 가수의 목소리가 백제의 고도 충남 부여의 한 골짜기에 냇물 소리와 기타 선율 따라 잔잔하게 흐른다.

"우리 구룡 집은 참 평안해요 따사로운 햇빛 들어오는 창문들을 바라 봐요"

지난 24일 오후 부여군 은산면의 산속 공방인 '조령공방'에서 '홍대앞에서 우주로 나아간다'는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후원으로 뮤지션 고예은의 첫공연 ‘쉼나눔’콘서트가 열렸다. 은은한 매력 만점 음성 속에 솔로 기타 반주가 빛을 발하는 작지만 참으로 가을내음 물씬 나는 잘 익은 콘서트였다.

고예은의 자작곡 `구룡'은 학창시절을 마치고 쉼표 하나 찍고 싶어 올 봄부터 한시적 시골살이를 하면서 자연과 이웃과 정겹게 지내는 기쁨과 행복감을 담았다.

"자전거를 타고서 논길 내리막을 달리면 마구 마구 행복해진답니다
가끔 마주치는 두루미 강아지 개구리 안녕.딸기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 가는 길이 이렇게도 설레일 수가 있다니.
우리 하늘표고 농장에는 사나운 수탉과 포근한 암탉들. 커다란 몸집 겁 많은 레오(고양이). 우리 마음 속엔 천사 가을이도 있지요. 사랑스런 친구들이랍니다
가끔 마주치는 고라니 두꺼비 고양이 안녕. 마을 이장님 자전거 할머니 안녕하세요.
버섯 출하하러 농협에 가는 길이 이렇게도 즐거울 수가 있다니"

노래가사 구절 구절이 그대로 한편의 서정시였다. 가수는 자연과 이웃에 대한 애정을 맑고 밝게 노래하여, 관객들의 가을정서를 더욱 정감있게 물들였다.

신곡 `늘' 은 젊음을 느끼는 가수가 늘 자유를 추구하여 노래로 세상에 위안의 마음을 공유하겠다는 서정을 기승전결로 담고 있다.

“그대여 보이나요, 내 젊음 가을처럼 익어 가는 소리.
그대여 들리나요, 옥마산 서녁 노을, 아름다운 빛들의 향연. 가득 차 넘칠 것 같은 그대여, 가끔은 외롭고 시린 나의 마음 아시나요.
빡빡 깍은 머리. 새 하얀 고무신. 나무 숫가락 파기. 오호! 이 모두가 자유.그대와 함께 하는 나의 젊음.더욱 환해진 나의 웃음, 나의 생명. 늘 안아 주는 사랑하는 기타 반주속에, 오호! 나의 삶!, 익어 가는 나의 젊음. 늘 잊지 않을래요.
늘 사랑의 노래 부를래요. 위안의 노래, 늘 함께 부를래요. 오.그대여. 영원히.“

젊은이가 바라 보는 세상은 마냥 저녁 노을처럼 아름답고 벅차다. 하지만 가끔씩 잦아 드는 시리고 외로운 마음. 이에 맞선 자유로운 젊은 영혼은 마치 단정한 화분속 가지런한 난초 잎들 사이에 살며시 옆으로 삐쳐 나온 잎마냥 파격(破格)이다.

고예은이 공연을 마치고 찬조출연자인 가수 송인상, 김영민씨, 신곡 `늘' 작사자 웅호(왼쪽부터)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머리를 빡빡 깍아 보기도 하고, 하얀 고무신 신고 이곳 저곳을 활보해 보기도 하고. 가수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행하는 에너지의 원천인 자유와 젊음을 찬양하며, 늘 세상에 위안의 노래를 선물하겠다고 속삭인다.

공연을 마친 고예은은 노래가사 속 '그대'에 대해 "저를 존재하게 하는 하나님과 저의 분신인 기타, 지인, 고도우, 백마타고 올 초인 등"이라며 "이제부터는 제 노래를 들어 주시는 모든 분들이 저의 영원한 그대"라며 활짝 웃었다.

'늘'은 가수가 학창시절부터 정말 사랑했던 기타의 이름인데, ‘늘’이는 올 봄 트럭에 깔려 못 쓰게 된 애닯은 추억을 남겼다고 한다. 슬픔을 딛고 일어서 ‘늘’ 사랑을 노래하겠다는 다짐은 젊음이 선사하는 부활의 노래, 신의 축복이 아닐까?

이날 콘서트는 홍대앞을 중심으로 모이는 문화예술인연대체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홍우주)의 `연결의 가능성: 예술로 부여잡기'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홍우주’는 일년 동안 부여에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부여에서 예술인들이 함께 만나고 노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부여에서 나고 자란 뮤지션 고 조용연 아티스트를 추모하며 이를 기억하는 이들이 만나 서로 연대하는 콘서트를 엮어가고 있다.

이날 콘서트에는 농부겸 록커로 알려진 고 조용연 아티스트를 어릴적부터 만나 많은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송인상 뮤지션이 찬조 출연하여 `눈', `우리들의 가난한 사랑'을 불러 이번 콘서트를 더욱 의미있게 하였다.

또한 한국전통문화대학에서 대장장이를 꿈꾸며 부여살이 하는 젊은이 김영민씨가 찬조출연하여 하모니카 연주를 겸한 노래 김광석의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노래하여 참석자들의 가을정서를 더욱 자극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고예은의 멘토인 김정기 마스터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적은 인원만 초대한게 아쉽지만 참석하신 분들이 ‘나훈아 공연에 못지 않다’고 평가해 주셔서 다행”이라며 “앞으로 본격적으로 대중들과 만나게 될 가수 고예은을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관객인 반백의 박봉순씨는 “고예은 가수의 노래를 듣다 보니 마치 내가 다시 젊은이가 된 듯 하여 참 행복하다”고 밝게 웃었다.

가수 고예은은 올 봄 캠퍼스의 낭만을 찾아 나선 다른 친구들과 달리 '자연과 자유를 노래하는 가수'의 길로 들어서 삶의 여정에 쉼표 하나 찍으려 1년간 일정으로 기타 하나 달랑 메고 나그네 길에 나섰다.

부여군 구룡면의 한적한 할아버지 댁 '하늘표고 농장'에서 시골살이를 하며 머리를 빡빡 깍아 보기, 하얀 고무신 신고 활보하기 등 그동안 도시에서는 하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던 자유를 맘껏 누리고 있다. 19세기 자연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젊은 시절 도시를 벗어나 도끼 한 자루 들고 홀로 월든호수가에 잦아 들어 삶의 참의미를 사색하는 모습과 오버랩된다.

고예은은 요즈음 주로 곡을 쓰며 기타 치고 노래하며 지내는데, 최근에는 동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기타 강좌도 개설해 '재능 나눔'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간간이 표고버섯 채취와 출하, 딸기 따기, 밤 줏기 등 시골 일도 하며 삶의 내공을 쌓고 있다.

천연 염색하기, 나무 커틀러리, 스포츠 댄스 등 다양한 배움도 즐기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호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진 태즈마니아에서 마무리하고자 했던 1년 삶 공백기(갭이어)의 마지막 빈공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행복한 고민도 하고 있다.

신곡 `늘'은 고예은이 직접 작곡하였고, 작사자는 부여출신으로 옥마산(충남 보령 소재) 중턱에서 삽질과 곡괭이질 소리로 시심을 닦는다는 자칭 토목공사형 시심(詩心)인 '웅호'씨이다.

앞으로 뮤지션 고예은이 세상에 던질 위안의 노래들이 어떤 형상으로 우리들 곁에 계속 다가와 속삭일지 자못 기대가 크다. 부여=김원기 칼럼니스트 hikw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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