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끝자락을 향해 가면서 해가 부쩍 짧아졌다. 유난히도 비가 잦던 지난 여름이었던 만큼 ‘진짜 끝이 났구나’라는 생각에 홀가분한 기분을 느끼는 이들이 많지만, 길어진 해가 부쩍 야속한 사람들도 있다. 바로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들이다.

실제 가을로 접어드는 환절기가 되면 일조량의 감소로 갑작스레 불면증을 호소하거나 원래 있던 불면증이 심해지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일시적인 증상이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불면증은 물론 두통, 낮 동안 피로감, 졸음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되도록 초기에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 불면증 환자들은 심리적인 문제와 함께 심장 기능 이상 등의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적으로 심장은 우리 감정을 조율하고 자율 신경계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장기로 여겨진다. 즉, 심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다. 다만 불면증의 증상과 지속 기간에 따라 세부 기능 이상의 방향은 달라지므로 이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급성 불면증은 갑작스럽게 받은 스트레스로 심장이 과로, 과열된 ‘심열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마음속에 분노와 화가 쌓여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것. 반면 만성 불면증은 심장 기능이 허약해진 ‘심허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허약한 심장으로 성격이 더욱 예민해지고 근심, 걱정이 많아져 장기간 불면 증상을 겪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법 또한 각각의 증상에 맞춰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급성 불면증인 경우에는 과열된 심장의 열을 낮춰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야 하며, 급성 불면증은 허약한 심장의 에너지를 보충해 주어 심장의 기능을 회복해 줘야 한다. 심장 기능 문제가 해결되면 몸의 기력도 채워지므로 보다 활기찬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자하연한의원 김가나 원장은 “불면증은 단순히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도 직결되므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개인마다 증상의 정도나 발생 원인 등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거쳐 치료한다면 불면증 개선은 물론 좀 더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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