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 거주하는 보험 영업사원 A씨(52세,여 )는 고객을 만나고 다니느라 늘 식사가 불규칙해서 식후 명치통증과 만성소화불량에 시달린다. 업무특성상 그러려니 했지만, 언제부터인가는 고객들이 자신과 상담을 할 때 조금씩 거리를 두는 느낌을 받았다.

친한 동료에게 물어보니 조심스레 입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었다.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고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비롯한 각종 검사를 받아보았으나 가벼운 역류성식도염 외에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을 복용하면 명치가 뻐근한 통증은 덜하지만 입냄새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지인 소개로 한의원을 찾은 A씨는 담적병으로 진단 받았고, 한약 치료 중인데 소화불량 증상도 덜하고 입냄새가 많이 줄어 고객응대에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위장의 움직임 저하로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위장 내에 오래 머물게 되면 복부가스와 함께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명치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흔히 오목가슴이라 부르는 명치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통증을 보이는 급소 부위이자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혈자리 중 하나이다.

문제는 이러한 위장장애를 개선하지 않고 방치하면 위장에서 발생한 독소가 혈액을 통해 전신에 퍼지면서 구취(입냄새)와 같은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구취의 원인을 구강 내 문제로 여겨 치과 진료를 받거나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관리하게 되는데, 양치 후에도 입냄새가 올라온다면 원인이 몸 안쪽에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사진)은 “각종 병원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만성소화불량과 함께 구취(입내새) 증상이 나타난다면, 한의학적으로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담적병(痰積病, 담적증후군)은 위장에서 미처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에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단단하게 쌓여 굳어진 것을 담적(痰積)이라고 하는데, 이 담적이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담적은 위장의 근육층을 무력화해 목이물감, 명치통증, 위산역류, 소화불량, 구토감, 만성 설사, 변비, 복부팽만감 등의 위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담적이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 위장증세뿐 아니라, 두통과 어지럼증, 구취(입냄새), 만성피로 증상, 불면증, 우울증, 여성의 경우 심한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 등 다양한 전신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담적병(담적증)은 이처럼 광범위한 증상군으로 최근에는 담적증후군(痰積症候群)이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증상이 있을 때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 다음은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이 설명하는 담적병 자가진단법이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며 차만 타면 멀미를 한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복부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명치통증이나 명치 위 혹은 명치 아래 통증이 있다 △ 구취(입냄새)가 난다.

둘째 신경계 증상으로는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러움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유 없이 불안하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오른쪽 옆구리통증, 왼쪽 옆구리통증이 있다.

끝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 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 또는 대하가 많고, 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

이런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담적병(담적증)을 의심하고 담적병 치료경험이 풍부한 담적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담적병(담적증후군)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체질을 바탕으로 처방된 한약을 복용하여 담적을 제거하고 저하된 위장기능을 높이며 소화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된 치료방법이다. 또한 위산분비 조절, 전반적인 장부의 기능회복, 면역기능활성, 원기보강을 통해 전신증상 회복 및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담적병(담적증) 치료에는 한약뿐만 아니라 무력해진 위장의 근육층의 기능을 회복시켜주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침 치료, 약침 치료도 증상에 따라 병행한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의 생성 원인이 과음, 과식, 야식, 불규칙한 식시시간 등의 생활습관에 기인하므로, 담적병 증상의 치료는 한의원 치료도 중요하지만, 평소 꾸준한 유산소 운동하기, 야식먹지않기, 과음하지 않기 등의 건전한 생활습관관리가 함께 따라야 재발되지 않고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