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큰맘 먹고 구입한 2억 원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세상에 하나뿐인 아끼는 만년필로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입회비 1억의 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인테리어 비용 2억5천만 원이 들어간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2천만 원짜리 이불에 들어가 잠을 잔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이런 고가의 물건과 서비스를 마음만 먹으면 구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슈퍼리치’라 불리는 이들이다.

슈퍼리치의 세계를 3년 가까이 취재해온 매경이코노미 기자 세 명이 ‘최고 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잇 아이템’만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부의 시선'은 슈퍼리치의 특별한 삶을 ‘그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통해 우회적으로 들여다보는 책이다.

이 책에는 슈퍼리치들에게 인기를 끄는 다양한 분야의 재화와 서비스가 등장한다. 가장 인기 있는 만년필, 시계, 자동차, 그리고 그들의 집을 장식하고 있는 인테리어, 그들이 즐기는 여행, 호텔 등을 소개하고 있다.

파버카스텔 만년필, 반클리프아펠 시계, 롤스로이스 자동차, 바카라 샹들리에, 덕시아나 침대,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등 부자들이 선호하는 ‘물건’들과 1억5500만 원짜리 세계여행 패키지, 전 세계 부호들을 상대로 하는 안티에이징 치료여행, 외국인 VIP 의전관광 등 슈퍼리치를 겨냥하는 이색적인 ‘여행상품’들, 그리고 3천만 원짜리 프러포즈, 6억짜리 결혼식, 한 달 숙박 2억 원의 펜트하우스 등 억 소리 나는 그들만의 세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슈퍼리치는 비싼 물건에만 열광하지 않는다. 가치가 있는 물건, 스토리가 있는 물건, 쉽게 해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에 의미를 둔다. 진짜 부자들의 경우 ‘과시’를 위한 소비는 넘어섰다. 이미 많은 것을 소유하고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 것, 그동안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이것저것 본 것도 많고 경험한 것도 많은 슈퍼리치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특별한 아이디어와 디자인도 필요하다. 반클리프아펠의 손목시계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의 경우 보석으로 만든 작은 행성들이 실제 공전주기와 똑같이 시계 위를 회전하도록 만들어 다이얼 안에 작은 우주를 구현해놓았다. 시계 위에서 터콰이즈 보석이 한 바퀴 도는 것을 보려면 실제 지구의 공전주기인 1년, 서길라이트가 한 바퀴 도는 데는 토성의 공전주기인 29.4년이 걸린다. 이런 특별한 경험이 슈퍼리치의 마음을 끌어 2억 5천만 원이라는 값을 지불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사람이 소유하고 곁에 두는 물건은 그 사람을 말해준다. 또 그가 소비하는 물건은 그가 추구하는 바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절대 부의 세계에서는 바로 ‘가치’를 소유하려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이 시대의 가장 고급·고가의, 말하자면 ‘브랜드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를 구현해놓은’ 물건과 서비스는 과연 어떤 것들이고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키고 있는가? 이는 단순히 눈요기를 넘어 마케팅 관점에서도 유용하다.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어떻게 판매되고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각 장을 마무리하며 등장하는 ‘취재노트 플러스-슈퍼리치, 그들이 알고 싶다’ 코너에서는 그동안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이던 재벌의 모습과는 비교되는, 슈퍼리치의 진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매경이코노미 슈퍼리치 팀 기자들과 명품 브랜드 매니저, 고액자산가 PB들이 본 슈퍼리치는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의 생활태도, 소비형태, 재테크, 인간관계 등 슈퍼리치의 면면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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