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 ‘체러티 팟’ 후원 프로그램 선정, 의료지원은 의료협동조합이...‘행사 지지'

“느껴봐, 우리의 그라운드”

여성·성소수자 인권연대체인 퀴어여성네트워크(이하 퀴여네)는 오는 9월 8일 서울 강서구 KBS제2체육관에서 ‘2019 퀴어여성게임즈’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2019 퀴어여성게임즈(Queer Women Games)는 여성과 성소수자가 스포츠에 참여할 권리, 스포츠에 참여하면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를 실현하고 평등한 스포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개최한 아마추어 생활체육대회로, 이번이 2회째다.

올해는 ‘느껴봐, 우리의 그라운드’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스포츠 영역에서 배제돼왔던 여성 성소수자들이 그라운드를 되찾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스포츠를 즐기면서, 이를 통해 인권과 성평등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지난해 6월 서울시 은평구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1회 퀴어여성게임즈에는 취지에 공감하는 선수단 120명, 관람객 200명 등 총 320여 명이 참여했다.

사실 작년 처음 열린 퀴어여성게임즈는 체육관을 대관하는 일부터 순탄치 않았다. 2017년 10월 퀴여네 측에 동대문체육관 대관을 허가했던 동대문 시설관리공단은 돌연 ‘미풍양속’을 이유로 대관을 취소했다. 성소수자 행사라 민원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것.

이에 퀴여네는 ‘체육관 대관 취소는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올해 5월 인권위는 서울 동대문구와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에 “성적지향을 이유로 체육관의 대관 허가를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시설관리공단 소속 직원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특별 인권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퀴여네 측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성소수자의 시설이용에 차별을 두지 않도록 하는 선례를 만든 것”이라 평가하고 올해는 행사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오는 9월 제2회가 열리게 됐다.

특히 올해는 영국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가 후원에 나섰다. 러쉬는 소비자가 바디로션인 ‘체러티 팟(Charity Pot)’ 제품 구매시 부가세를 제외하고 전액을 인권, 동물보호, 환경보전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소규모 단체에 후원한다. 이 프로그램에 퀴어여성게임즈가 선정된 것. 당일 현장 의료지원은 성소수자 친화적 의료기관인 마포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무지개의원이 함께 한다.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인 언니네트워크와 성소수자단체 및 활동가들의 연대체인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행사를 공동주최한다.

퀴여네는 내달 14일까지 2019 퀴어여성게임즈에 함께할 참가팀을 모집한다. 분야는 배드민턴, 3대3 농구, 4인 계주, 풋살 등 네 종목이다. 성별, 성적지향, 나이 등과 상관없이 대회의 취지에 동의하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송정윤 퀴어여성게임즈 단장은 “체육계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여성과 성소수자가 스포츠에 부정적 태도를 갖게 하고 더 나아가 스포츠에 참여할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며 “성적 다양성이 공존하고 성별에 따른 구분과 제한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대회를 만들고자 하는 만큼 많은 참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2019 퀴어여성게임즈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퀴여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퀴여네는 2015년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에서 성소수자를 배제시킨 것에 항의해 열린 이루‘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 -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를 계기로 만들어진 개인과 단체의 연대체다. 성소수자 인권과 성평등이 연결돼 있음을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그동안 2016년 여성성소수자 떠들기대회, 2015~2018년 여성마라톤에 무지개를 들고 달리는 ‘Pride Run’, 2018 퀴어여성게임즈 등을 진행해왔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