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수트에 롤렉스 코스모그라프 데이토나(다이아판)를 착용한 민명술 회장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회사 총수 중엔 시계에 특별한 애정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익히 알고 있는 몇몇 총수들 외에 코스모스악기 민명술(77) 회장도 컬렉션 열정과 다수 브랜드 경험으로 본다면 결코 그 누구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 1972년 코스모스악기를 창업한 민명술 회장은 타고난 수완과 경영전략으로 짧은 시간 내에 회사를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악기 유통사로 일궜다.

민명술 회장이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빈번한 해외 출장 때문이다.

민 회장은 세계적인 악기 브랜드들과 거래하고자 1980년대부터 해외를 돌며 관계자를 만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공항 면세점이나 현지 시계샵을 우연히 지나가게 되다가 시계만이 지닌 아름다움에 심취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때부터 하나하나 시계를 사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며 컬렉션으로 발전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는 파텍필립부터, 오데마피게, 바쉐론콘스탄틴, IWC, 롤렉스, 몽블랑 등등 지금까지 많은 브랜드들을 경험했지만 ‘기계식(오토매틱) 시계’라는 관점에선 롤렉스를 최고의 시계로 꼽는다.

롤렉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다이아+사파이어 모델) ref.116599
롤렉스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보니 서브마리너 등의 일반적인 모델은 물론 흔하게 볼 수 없는 소위 롤렉스 ‘레어 버전’들도 여럿 소장하고 있다. 민 회장은 롤렉스 데이토나를 특히 선호해 케이스부터 브레이슬릿에 이르는 데이토나 금통부터 다양한 모델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 때엔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ref.116599을 차고 있었다. 물론 일반적인 116599가 아니라 다이얼은 물론 시계 전체가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로 세팅된, 출시 당시 소비자가 1억이 넘는 초럭셔리 모델이다.

그러나 몇 년 전 집에 도둑이 들어 30년 넘게 컬렉션을 해오던 진귀 모델들(희귀 파텍필립 포함) 상당수를 분실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시계 장식장만 털렸던 것이다. 다행히 해당 시리얼 넘버와 그 외 몇몇 방법으로 추적한 끝에 도둑은 경찰에 잡혔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민 회장은 이후 자택 보안은 물론 시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었다.

시계 관련 민 회장 스토리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또 하나가 있다.

장기 근속자나 열심히 일하는 직원 또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직원 등에게 롤렉스 시계를 선물로 주고 있다는 것. 롤렉스 텐포인트나 데이저스트 통금부터 18k 콤비, 스틸 등등 다양한 모델을 격려 차원에서 주고 있는데 지금까지 30여 명 이상이 받았다고 한다. 한 직원은 선물 받은 롤렉스가 자신에게 너무 과분하다고 여겨 그 롤렉스를 효도하는 차원에서 아버지에게 준 사례도 있을 정도다.

코스모스악기가 동종업계와 비교할 때 이직률이 적고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는 데엔 민관기 현 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하지만 그와함께 이처럼 민명술 회장의 직원을 헤아리는 ‘민심’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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