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필립스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브루스 리(이소룡)가 소유했던 빈티지 시계가 필립스 경매에 나와 한화 약 3400만원에 낙찰돼 화제다.

브루스 리의 이 시계는 유니버설 제네브 폴라우터(Geneve Polerouter) 50년대 빈티지 워치로 35mm 스테인레스 스틸 케이스에 옐로골드 도금된 모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8각형의 오데마피게 로얄오크부터 파텍필립 노틸러스, IWC 인제니어, 불가리 옥토 컬렉션 등을 설계한 시계 디자인의 전설적 인물 제랄드 젠타가 젊은 날인 50년대 초반에 이 모델을 디자인 했다는 것.

(천구·천체 따위의) 극(極)을 의미하는 ‘pole’과 (우편물 따위를 행선지에 따라)분류하거나 (배의)항로를 선정한다는 의미의 ‘router’가 합성된 용어에서 이 시계의 역사성을 찾을 수 있다.

유니버설 제네브 폴라우터 시계는 코펜하겐에서부터 북극, 로스앤젤레스까지 운행하던 스칸디나비아 항공(SAS) 조종사를 위해 제작된 것으로 따라서 항자기성 기능에 특화된 모델이다. 냉전시대 뉴욕과 코펜하겐을 왕복하는 스칸디나비아 항공 여객기들은 구 소련 상공을 비행할 수가 없어 ‘pole router’라는 북극해 상공을 경유해야만 했다. 당시 그 북극해 경유지점이 ‘pole router’라는 곳이다.

처음엔 ‘Polarouter’라고 명명된 이것은 다이얼에 SAS 로고를 각인해 SAS 조종사와 경영진에게 주어졌다. 폴라우터는 범퍼 오토매틱으로 작동됐지만 비효율적인 오토매틱 메커니즘으로 인해 이후 cal.215 마이크로 로터 무브먼트로 대체됐다.

이 시계를 제작한 유니버설 제네브는 1894년 스위스 르로끌(Le Locle)에서 설립된 회사로 ‘유니버설 워치’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가격 대비 우수한 모델들을 선보이며 짧은 시간 안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유니버설은 또한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를 선보인 최초의 브랜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소룡의 이 유니버설 제네브 폴라우터는 그의 제자 중 하나인 허브 잭슨 가족이 경매에 출품한 것이다. 허브 잭슨은 브루스 리의 무술 트레이닝 장비를 다수 만든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허브 잭슨의 아들 마크 애쉬튼 잭슨에 의하면 브루스 리는 68년경 자신이 차고 있던 이 시계를 허브 잭슨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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