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을 보고 난 후 항문 주변에 뭔가 모를 불편함이나 욱신거리는 통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면 ‘항문거근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항문거근증후군이란 항문 괄약근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하여 항문을 들어주는 근육인 항문거근에 이상이 발생할 시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피로가 쌓일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직장인이나 학생처럼 오래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고, 배변 시 지나치게 힘을 주어 항문 주변에 압력을 가하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항문거근증후군이 생기면 흔히 항문 안에 대변이나 공이 끼어있는 불쾌감을 경험한다. 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고, 염증이나 출혈이 없음에도 항문 주위가 쓰라리거나 화끈거리는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변비나 치질처럼 흔하게 불리는 이름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으나, 항문거근증후군은 성인 10명 중 1-2명에게 발생할 만큼 누구에게나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항문거근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생활 속 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거나 서있는 경우에는 틈틈이 자세를 바꾸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하루에 한번 정도 온수 좌욕과 괄약근 운동을 통해 피로한 항문거근 근육을 이완시켜주어야 한다.

꾸준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져 신경과민, 불면증 등의 심리적 우울증까지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항문거근증후군은 비교적 치료방법이 쉬운 질환에 속하므로 대장항문 전문 병원의 진단과 치료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대구 세강병원 김치호 과장은 “항문거근증후군은 이름도 생소하고 초기 증상 역시 변비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의사들도 좀처럼 발견하기 애매한 질환이다”며 “각종 검사를 받고도 이 질환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면 신경성 정도의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명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선 항문외과전문의가 상주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이어 “초기에 빠른 진단만 있으면 초음파검사, 대장 내시경 등의 간단한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며 “항문에 나타난다고 부끄럽게 여기고 혼자서 속앓이 하는 것 보다는 전조 증상이 보일 시 바로 병원을 방문에 빠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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