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얼굴 한 쪽에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극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신경의 하나인 삼차신경 이상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삼차신경통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뇌신경은 모두 12개로 구성돼 있다. 그 중 5번 뇌신경은 세 개의 가지로 얼굴에 분포해 얼굴과 치아, 잇몸, 구강내측의 감각을 담당한다. 이를 삼차신경이라 부르는데 삼차신경이 뇌에서 나오는 부위가 혈관에 의해 압박을 받거나, 뇌종양 또는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질환에 의해 삼차신경의 과민성이 조장된 경우 안면에서 순간적으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잇몸이나 치아, 뺨이나 코 옆, 이마 쪽에서 갑자기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1~2초간 순간적인 통증이 발생했다 곧 사라지는 것이 반복되는 게 특징적인 삼차신경통 증상이다. 세수나 양치질을 할 때, 음식을 먹거나 말을 할 때 심각한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5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주로 발병하며,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한 쪽 안면에서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삼차신경통은 일반적인 진통제로는 거의 통증이 경감되지 않는다. 항경련제인 카바마제핀에 의해 환자의 2/3 정도에서 통증경감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물의 효과가 떨어지고 간독성, 보행장애, 빈혈 등의 부작용 우려가 높아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
카바마제핀의 부작용 문제가 우려된다면 알코올을 이용한 삼차신경차단술을 고려할 수 있다. 삼차신경차단술은 방사선 투시 장치를 이용해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가지를 알코올을 이용해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시술로, 시술 직후 즉각적인 통증이 소실되며 1년에서 수 년간 효과가 지속되는 장점이 있다.
기찬마취통증의학과 한경림 원장은 “삼차신경통은 칼로 베는 듯한 극심한 얼굴부위 통증이 특징으로, 한 번 증상이 발생하면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게 때문에 즉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은데 비전형안면신경통과 같은 안면통과의 감별이 치료 전에 확실하게 이루어져야한다”며 “현재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를 포함해 다양한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부작용이나 치료 효율 등을 고려했을 때 삼차신경차단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