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밀 투르비옹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투르비옹(뚜르비옹) 기술은 중력으로부터 발생하는 기계식(오토매틱)시계의 오차율을 극복하기위해 1795년 스위스의 시계제작자 브레게가 발명했다.

투르비옹을 뜻하는 '회오리바람'처럼 레귤레이터 부분을 60초에 한바퀴씩 일정하게 돌려가며 중력의 영향을 균일하게 받도록 설계됐다.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들은 투르비옹을 탑재한 스포츠 시계를 통해 기술력을 내세운 마케팅에도 열을 올린다. 첨단 기술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정교하게 세팅된 투르비옹 손목시계, 따라서 그만큼 취급에 각별한 주위가 요구됨에도, 스포츠라는 격한 몸동작에 견딜수 있다는 건 분명 기술적으로 대단한 진전이기 때문이다.

테니스(라파엘 나달) 전용 수동 투르비옹과 PGA 투어 강력한 드라이버 버바 왓슨을 위한 투르비옹으로 유명한 리차드밀, 그리고 위블로, 로저드뷔, 파네라이 등등.

경기 내내 격한 몸동작으로 일반 오토매틱 시계조차 버티기 힘든 스포츠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충격에 약한 투르비옹을 착용하고 시합을 무사히 끝마친다는게 과연 가능할까?

로저드뷔 트루비옹
투르비옹의 구조를 보면 그 답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시계 오버홀 명장 최대영 '다빈치' 대표는"투르비옹이 중력으로 인한 오차 극복을 위해 등장한 것임에도 실제론 여타 오토매틱 시계보다 오히려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최대영 대표는 "투르비옹은 그 특성상 일반 기계식 시계보다 충격에 매우 약하다. 특히 밸런스휠이 약한데 이 밸런스휠은 무게가 많이 나가며 투르비옹의 밸런스휠을 돌려주는것이 케이지이고, 투르비옹은 팔레포크와 이스케이프먼트휠이 모두 붙어 있는 구조다. 따라서 그만큼 무거울수밖에 없고 충격에도 취약하다. '잉카 블록'장치(shock resistance)에 큰 무리가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투르비옹을 착용하고 과격하게 팔을 움직이는 스포츠 시합을 한다는 것은 시계에 엄청난 무리를 주는 일이다. 따라서 경기 전후 필수적인 유지/보수를 정기적으로 해줘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시합 중간에 시계가 멎어버릴 확률이 크다"고 꼬집었다.

그만큼 투르비옹은 외부적 충격에 약할 뿐 아니라 최고 수준의 섬세한 기계의 조합인만큼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것. 더욱이 수백만원대의 오버홀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개당 몇억원대가 넘는 투르비옹 시계를 찰 정도라면 오버홀 가격이 별거아닐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유지/보수, 즉 관리는 투르비옹 시계에겐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시계 애호가인 한승호 파네라이 매니저는 "투르비옹 기술력은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과격한 스포츠를 즐기면서 착용하기엔 아직 기술력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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