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메가 홈페이지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오메가(Omega)의 베스트셀러 다이버 워치 ‘씨마스터 300’ 신형이 2018 바젤월드에서 공개된 이래 꾸준히 이슈가 되고 있다. 기존의 씨마스터(씨마)300 소비자가는 475만원인데 신형 소비자가는 610만원이다. 무려 135만원이나 가격이 올랐음에도 신 모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신형 씨마스터 300은 지난 9월에 국내 입고된 이래 짧은 시간에 ‘솔드아웃’을 기록하고 있다.

코엑스 현대백화점 오메가 매장은 신형 블랙과 블루 모델이 입고되자마자 매진됐고, 강남 신세계 등 다른 매장도 신형을 찾는 고객들의 니즈에 대응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영등포 신세계 및 잠실 롯데 등 몇몇 일부 매장들만 1~2개 정도 신형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매장 담당자들은 “바로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솔드아웃 이후 다시 입고되기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은 걸린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빨리 매진되는 이유 중 하나는 공급 물량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형 모델인 관계로 출시후 처음 얼마동안은 시장의 반응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공급을 적게 하는 것이다.시계 매니아인 기자 역시 오메가 중에선 씨마스터 라인을 가장 좋아하기에 플래닛오션(PO)과 씨마300은 처음 출시부터 모델 체인지 될 때마다 꾸준히 사 모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와중에 2500무브가 탑재된 씨마300을 착용하고 출근했다가 갑자기 시계가 멈춰버려 충격을 받았던 기억도 생생하다. 이후 씨마300은 2500a부터 2500d에 이르는 여러 차례의 버전업을 통해 성능을 개선해 갔다. 이처럼 초기 버전에서 무브의 이상이 있었음에도 씨마300은 나름대로 다이버워치로서 서브마리너와는 또다른 존재감과 매력을 지녔기에 많은 팬 층을 확보했던 것도 사실이다.

2018년은 씨마스터 300 출시 25년이 되는 해인만큼 이번에 출시된 신형 씨마 다이버 300은 그걸 기념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따라서 예전의 스타일, 즉 물결무늬 다이얼을 복원해 초창기 씨마스터 타입을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형 씨마300은 전체적으로 새로운 형태로 업그레이드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오메가 홈페이지
42mm 사이즈인 반면 두께는 13mm로 줄어들었다. 구형 씨마스터 300의 물결무늬가 프린팅 처리된 것과는 달리 신형은 레이저 인그레이빙 처리돼 고급스러워졌고 오메가 다이버워치 고가 라인인 플래닛오션(PO)에 적용된 세라믹 재질로 바뀌었다. 기존 3시 방향의 날짜창도 신형에선 6시로 옮겼고 11시 방향의 헬륨 밸브 디자인도 원뿔 형태로 변했다.

이처럼 외형적인 디자인은 물론 시계의 심장인 무브먼트에도 큰 변화를 줬다.

기존 ETA 수정 무브인 cal.2500을 탑재했던 구형과는 달리 신형은 오메가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8800(마스터 크로노미터 등급)으로 교체됐다. 1만5000가우스의 항자기성, 그리고 스위스 연방 계측학회의 8가지 테스트를 통과해 오차율을 대폭 줄였다는 게 오메가 측의 설명이다. 또한 기존의 더블 배럴에서 싱글 배럴로 바꿔 시계 두께를 13mm로 대폭 줄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두께가 줄어들었음에도 파워리저브는 구형 씨마보다 많은 55~60시간을 달성했다.

롤렉스 서브마리너나 오메가 플래닛오션(PO)처럼 신형 씨마300도 브레이슬릿 버클을 미세 조정 가능하게 설계한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다. 이외에 브레이슬릿 모델 위주였던 구형 씨마와는 달리 신형에선 러버 스트랩 모델도 출시해 ‘줄질’의 재미까지 더했다. 그러나 신모델이라는 점, 무엇보다 여기에 탑재된 8800무브먼트는 아직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는 게 적지않은 시계 애호가들의 선택을 가로막는다.

다이버 워치는 그 특성상 견고하고 강인한 내구성이 중요한데 이점에서 오메가 씨마스터300 신형은 해결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헤어스프링의 문제가 첫 번째다. 실리시움을 헤어스프링으로 사용하는 건 이제 대다수 고급시계들의 트렌드가 돼버렸다. 그러나 실리시움은 항자기성 등 장점이 많은 신소재 기술이지만 충격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버홀 명장 최대영(다빈치) 대표는 “좋은 시계는 항상성이 우선돼야 한다. 성능 좋은 고급시계일수록 항상성이 좋은 법이다. 8500 무브의 경우 가격 대비 회전각, 즉 밸런스율이 좋은 편이다. 물론 오메가가 지닌 코엑시얼의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8500에서 8800까지 항상성이라는 측면에선 충분히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8800 무브는 헤어스프링이 실리시움이라 오버홀 시 조금이라도 취급을 잘못하면 쉽게 깨져버린다. 다시말해 실리시움은 규소 소재이다보니 충격에 매우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때 여성용 롤렉스 신형 모델도 실리시움을 채택했지만 내구성 등 실리시움이 지닌 문제로 이후 롤렉스는 실리시움 사용을 중단하고 자체 개발한 파라크롬 헤어스프링을 채택했다. 8800 무브도 나온 지가 얼마 안 돼 좀더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내구성이라는 점에선 향후 가장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메가의 상업적인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이번 신형 씨마300이 출시된 것이라고 보는 시계 전문가들도 있다. 즉 플래닛오션(PO)에서 알 수 있듯이 컬러와 재질 위주로 종류를 늘리며 상업적 마케팅에 치중하는 바람에 적지않은 매니아 층을 잃었고, 이제 신형 씨마300에서도 이와 같은 형태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 같아 아쉽다고 보는 것이다.

오버홀 전문가 홍성범(유럭셔리) 대표는 “롤렉스는 변치 않는 롤렉스만의 헤리티지를 갖고 포지셔닝을 확고히 구축해 왔던 반면 오메가는 이렇다 할 헤리티지가 없었다. 따라서 8500에서 8900, 8800에 이르는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계속적인 개발은 바로 이러한 오메가만의 포지셔닝 구축의 일환으로 보이고 이번 씨마스터300 신형도 그러한 노력의 하나로 보고 싶다. 그러나 구형 씨마스터 300에 탑재된 2500 무브가 결국 여러 차례 버전업되며 오류를 수정해 갔듯이 오메가의 8000대 무브 시리즈 역시 완성의 단계로 가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전문 다이버워치임에도 헤어스프링이 내구성이 약한 실리시움이란게 좀 걸린다”고 말했다. 구형에 비해 신형 씨마300의 소비자가가 135만원이나 오른 것에 대해서도 홍성범 대표는 “그간 무브먼트를 비롯해 부품 조달을 외부에서 해오던 오메가가 이제 자체 제작을 통해 본격 시계 전문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을 새로이 구축하려다 보니 제작 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고 그러한 부분들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쨌든 오메가 씨마300 신형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개돼 소비자들의 다양한 평가를 기다리게 됐다. 양산된 지가 얼마 안돼 오버홀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한 8800 무브먼트에 대해서도 좀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분석들이 다양하게 나올 때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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