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과 관심사를 존중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만남 모바일 기술로 진화

그림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의 도시, 독일 서부에 위치한 브레멘에서 독특한 전시회가 준비되고 있다. 사랑을 소재로 한 고대 작품들과 인터넷을 통한 데이팅의 의미를 탐구한 현대적인 미술 작품이 함께 소개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이 전시는 세계적인 데이팅앱 틴더가 후원한다.

인류사의 시작과 함께 존재했던 남녀 관계 그리고 매칭의 역사는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진화하고 있는 한국 남녀 매칭의 현대사의 모습은 어떠할까?

손편지 정성 가득한 펜팔 세대

몇 년 전부터 패션을 비롯한 문화 전반에 걸쳐 1980년대 복고 트렌드가 인기이다. 청청 패션, 디스코 스타일, 롤러 슈즈 등이 사랑 받던 그 시절 중고생을 비롯한 미혼남녀들은 펜팔을 통해 만남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팝송 월간지, 학생 대상 잡지 제일 마지막에 소개되는 펜팔 주소록에서 미지의 상대를 정하고, 정성껏 작성한 편지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다가 만남을 갖고 결혼까지 성공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특히, 군인과 펜팔을 하다가 만남을 갖게 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했다.

펜팔은 맞선이나 중매 중심의 남녀 매칭 문화가 대부분이던 시기에 본인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기 시작하도록 도운 최초의 현대적인 채널이었다.

개성을 표현하고, 번개를 시작한 PC통신 세대

1990년대 들어 개인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남녀 만남의 플랫폼은 바뀌기 시작했다. 하이텔, 나우누리와 같은 PC통신을 통해 채팅을 하고 직접 만남을 갖기도 했다. 1997년 한석규와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접속'은 PC통신을 통해 남녀가 가까워지고 엇갈리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 호응을 얻었다.

이 무렵 온라인 상에서의 대화를 위해 자신만의 특색을 살린 닉네임을 만들었고, 상대와 채팅을 나누다가 현실 만남을 갖는 “번개”가 시작됐다. PC통신을 위해 유선전화망을 활용한 모뎀이 사용되었는데 현저히 느린 속도만큼 남녀 관계 진전의 속도도 지금과 비교하자면 느린 양상을 보여주었다. 화상 채팅을 위해 외모 가꾸던 인터넷 세대

2000년대로 세기가 바뀌면서 인터넷 사용이 증가하고, 네이트온, 버디버디와 같은 채팅 프로그램도 인기를 모았다. 채팅에서 취향과 관심사를 나누던 남녀가 직접 만나 불꽃을 일으키며 사랑의 결실을 맺기도 하고, 기대와는 다른 모습에 적지 않게 실망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00년대 초중반 하두리와 같은 프로그램이 확산되며, 화상채팅을 통한 남녀 만남이 이루어졌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얼짱”이 각광받은 것이 이 시절이다. 화상채팅에서 외모가 잘 보이는 비법이 인기를 모았고, 그 시절 인터넷 얼짱 스타가 현재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모바일로 새로운 만남에 도전하는 매칭앱 세대

2010년대 이후에는 본격적인 모바일 매칭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소개팅 앱을 표방하며 등장한 이음이 관심을 모으기 시작해, 아만다가 한때 큰 인기를 얻으며 데이팅앱 시장이 성장했다.

최근에는 직간접적인 해외 경험이 일상화되면서 틴더를 비롯한 글로벌 매칭앱의 국내 사용이 활발해지는 추세이다. 지인을 통해 이성을 소개받거나 익숙한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이성을 만나는 틀에 박힌 만남 보다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칭앱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인기이다.

플랫폼이 알아서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상대방을 매칭해주고 모바일 톡을 통해 먼저 상대와 소통할 수 있어 요즘의 청춘남녀에게 확산속도가 더욱 빠르기도 하다.

틴더는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스와이프 기능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틴더 사용중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프로필을 오른쪽으로 스와이프(Swipe right, 밀어서 좋아요)하면 된다. 상대방 또한 오른쪽으로 스와이프를 했다면 매칭이 되어 대화를 무료로 나눌 수 있다.

간단하고 신속한 매칭을 지원하는 플랫폼인 모바일 매칭앱, 이제 그 다음은 어떤 방식이 남녀 매칭의 큐피트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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