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야 나은 인간이 되겠지…'

치열한 매거진 마감 전쟁에서 10년을 버틴 저자는 어느날 몸이 아파 회사를 그만두게 됐고 잠시 멈춰 선다. 그리고 문득 페루 볼리비아 칠레를 거쳐 쿠바까지 도는 5개월여의 긴 남미 여행을 떠난다. 마음을 내려놓고 돌아본 그 곳에서 솔직하고 한결 편안해진 자신과 마주한다.

보그 코리아의 피처에디터로 재직중인 저자는 자신의 남미 여행 에세이 '불완전하게 완전해지다'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숨쉴 틈 없이 늘 자신을 몰아치는 현대인의 삶을 꺼내보게 만들어준다.

“한 우주비행사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 경험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내게 우주여행은 없을 테니 다른 경험을 최대치로 하고 싶었다. 아름다움을 보는 경험. 그것이 인생을 바꿀지는 알 수 없지만, 보지 않은 나와는 1밀리미터라도 다를 것이다.” (본문 16쪽중)

"보드카에 와인을 섞은 듯한 달콤함에 한 잔 두 잔 얻어 마시니 취기가 올랐다. 복슬복슬한 털로 싸인 열매가 열리는 나무 아래에서 사장이 살사를 추자고 했다. 그의 골반은 부끄러움 따윈 모른다는 듯이 유연하게 움직였다. “넌 살사를 어디서 배웠니?” 내가 물었다. “살사를 왜 배워? 타고나는 건데.” 그가 의아하다는 듯이 답했다"(본문 28쪽중)

여행을 하며 마주치는 풍경과 사람들, 뜻밖의 경험을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써내려간 글은 소소하면서도 울림있는 여행 에세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내 삶이 아닌 곳에서 새로운 삶을 만나기 위해, 불완전한 땅 위에서 온전한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해 불확실성의 세계로 자신을 밀어 넣었던 저자는 후회와 부족함도 남았지만 지금의 자신은 떠나기 전과 분명 다르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좀더 용기를 내라고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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