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복 한의학박사의 구취 의학

구취는 성인의 50% 가량에서 난다. 심한 입냄새는 사회생활의 적이다.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입냄새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30세 남성입니다. 항상 목이 칼칼하고, 말을 할 때 성대에 부담이 많습니다. 목안에 이물감이 느껴져 불편함이 많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 몇 번 진료를 받았으나 그다지 호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역사서를 읽다 보니 태조 이성계가 매핵기를 앓았다고 합니다. 태조 이성계는 목이 칼칼한 증세를 어떻게 치료 했나요.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태조 이성계는 제1차 왕자의 난 때 아끼는 신하인 정도전, 남은 등이 죽임을 당하자 크게 상심합니다. 더욱이 사건을 주도한 신의왕후 소생인 정안군 이방원이 신덕왕후 소생인 무안대군 이방번과 세자인 의안대군 이방석도 죽일 것을 염려해야 했습니다. 극한의 스트레스에 시달린 태조는 매핵기 증세를 보입니다. 치료 방법은 실록에 나오지 않지만 어의들은 옛 한의서에 나오는 대로 가미사칠탕, 가미이진탕 등을 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체념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정도전의 난으로도 불리는 제1차 왕자의 난은 태종 이방원이 주도합니다. 조선 건국에 큰 공을 세운 이방원은 개국 논공행상에서도 제외됩니다. 정도전 세력에 밀린 결과입니다. 또 세자도 이복동생 의안대군 이방석에게 돌아갑니다. 설상가상으로 사병과 병기도 나라에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됩니다. 완전 무장해제를 요구당하는 상황에서 이방원은 기습공격으로 정도전 세력을 일시에 제거합니다. 태조 7년(1398년) 8월 26일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방원의 세력인 변중량은 태조에게 사건 상황을 보고하며 현실 인정을 압박합니다. "개국공신 정도전과 남은 등이 몰래 반역을 도모하여 왕자와 종실(宗室)들을 해치려고 했습니다. 그 정보가 사전에 누설되었고, 정안군(태종)이 그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이제 정도전 일당의 협박에 따라 행동한 사람들의 죄는 더 이상 묻지 않아야 합니다."

당시 태조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절대 신임하는 정도전 남은 등의 개국공신이 아들에 의해 참살되었다는 소식에 임금의 병색은 순간적으로 더욱 깊어졌습니다. 시녀의 부축에 억지로 일어나 정변 세력이 요구하는 대로 수결을 한 뒤 누웠습니다. 그러나 병이 심하여 토하고자 하였으나 토하지 못한 뒤 말했습니다. "어떤 물건이 목구멍 사이에 있는 듯하면서 내려가지 않는다(如有物在咽侯〔喉〕 間不下).“

태조가 호소한 증세는 매핵기입니다. 동의보감 외형편에는 매핵기에 대해 ‘목구멍을 막는 이물질이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넘어가지 않는다. 마치 매실의 씨앗이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명나라 의서인 적수현주전집도 ‘매핵기는 목이 칼칼하여 메이는 듯하다. 담(痰)이 목에 덩어리져 맺혀 있다.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증세’라고 적었습니다.

원인 중 하나는 기(氣)의 울결입니다. 인간의 칠정인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이 발단돼 생긴 담(痰)연이 뭉치고 커져 덩어리 같이 돼 명치 밑의 목구멍을 자극합니다. 성대결절이나 염증, 역류성식도염과 증세는 비슷하지만 외형상 목구멍의 변화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비인후과 등에서 내시경으로 확인해도 특별한 이상이 보이지 않는 게 대부분입니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신경성, 스트레스성 질환입니다. 이 경우 “민감한 성격이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는 등의 일반적인 이야기를 듣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매핵기가 장기화 되면 입냄새를 유발합니다. 심하면 음식을 섭취할 때 답답하고 고통스럽고 말을 할 때 구취로 인해 소극적이고 무기력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두통, 불면, 불안 등의 정신적인 병으로 발전도 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매핵기에 직접적 원인이 됩니다. 테조 이성계의 매핵기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심한 충격을 받은 탓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기(理氣)제와 거담(祛痰)제 한약으로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울체된 담을 풀어 매핵기 증상을 개선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매핵기와 유사증상인 역류성 식도염 등도 기관지, 위, 간, 신장, 폐 등의 장부에 쌓인 열을 제거해 기의 순환을 좋게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탕약을 처방합니다. 소화기관 장애에 의한 위산역류가 원인이면 위장 운동성을 높이고, 흉강의 압력을 줄이는 처방을 합니다. 비염과 인후염 등 점막염증은 소염력이 있는 형개, 연교, 치자 등을 쓴다. 또 한약재를 증류한 약침액을 이용한 경혈주사법도 시행합니다. 약물액을 호흡기 점막에 분무하는 치료법과 운동요법, 음식관리법, 명상법 등도 병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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